조현 "시진핑, 경주 APEC 와달라"…왕이 "공정한 국제질서 만들어가자"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왕이 중국 외교장관과 베이징에서 취임 후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왕 장관은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회담 첫머리 발언에서 “한국은 중국의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 파트너가 돼야 한다”며 “양국이 함께 국제 질서를 더 공정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 주석이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고 밝히면서다. 왕 장관의 발언은 미국 일방주의를 견제하면서 한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조 장관은 “양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여러 가지 좋은 감동적인 사건들이 있었다”며 “국민 간 좋은 감정을 계속 잘 만들어 나가면서 한·중 관계가 더 성숙하고 깊이 있게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10월 말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며 “시 주석이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APEC이 한국에 이어 내년 중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APEC의 발전뿐 아니라 한·중 관계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열린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다. 중국이 한국에 올 차례였지만 관행을 깨고 조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 10월 시 주석 방한이 유력한 상황에서 한·중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조 장관은 이날 중국 방문 전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의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며 “한·중 관계의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고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