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와 필리핀 대법원장을 비롯해 세계 각국 최고법원 수장이 한국을 찾아 인공지능(AI) 시대 사법의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 콘퍼런스가 열린다.
대법원은 22~23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세종 국제 콘퍼런스’를 연다. 9년 만에 대법원이 주최하는 국제행사로, 순다레쉬 메논 싱가포르 대법원장, 알렉산더 게스문도 필리핀 대법원장, 아카네 도모코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등이 참석한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첫날 개회사에서 600년 전부터 법관 독립을 강조한 세종대왕의 법치정신을 재조명할 예정이다. 송상현 전 ICC 소장과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세계은행 선임부총재 겸 법률고문이 축사를 한다. 특별세션에서는 권영준 대법관과 베르너 사세 전 독일 함부르크대 한국학과 교수가 세종의 법률적 유산을 조명한다. 이어 야스나미 료스케 일본 최고재판소 대법관, 정창호 전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 등이 평등한 사법 접근성을 다룬다.
둘째 날에는 미래 사법 과제가 집중 논의된다. 3세션에서는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를 비롯해 오픈AI, 앤스로픽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관계자들이 AI 시대 사법부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한다. 특허 분쟁, 지식재산권 보호 등 기술 발전에 따른 법적 쟁점도 논의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콘퍼런스는 세종대왕의 애민과 법치정신을 해외에 알리고 내년 한국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