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400번 맞고 8천만원…구멍난 실손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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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400번 맞고 8천만원…구멍난 실손보험

입력 : 2026.04.20 17:41

필러 녹이는 용도 주사제
근거없이 통증완화제로 사용
1명이 年 수백번 투여하기도
비급여 처리돼 가격 천차만별
"관리급여로 재정누수 막아야"

사진설명

사용 목적에 맞지 않는 주사제 과잉 처방 및 투여로 연간 최소 수백억 원에서 최대 수천억 원에 달하는 보험금이 부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손해보험사에선 고객 1명이 약 2년간 같은 주사제를 391회 맞고, 총 8300만원을 타 간 경우까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21년 2059억원이었던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 지급액은 2024년 말 기준 4311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중 상당수는 1차 의원에서 처방 및 투여된 것으로, 2021년 전체의 68.8%를 차지했던 1차 의원의 비급여 주사 보험청구액 비중이 2025년 77.4%까지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비급여 주사에서 최근 보험금 청구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것은 '히알루로니다아제'와 '골수 흡인물 주사'다. 히알루로니다아제는 원래 피하·근육 주사 또는 국소마취제 투여 시 침투력을 높이고 조직 내 과다 체액을 재흡수시키는 용도로 개발된 효소제 주사제다. 미용 목적의 히알루론산 필러 시술 후 부작용이 있을 때 필러를 녹이는 용도로 사용됐지만, 최근 근골격계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한 신경차단술과 관절강 내 주사에 투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A손보사에서는 54세 남성 환자가 '무릎 및 어깨관절의 염좌 및 긴장'으로 마취통증의학과에 2024년 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약 2년간 내원하며 391회의 히알루로니다아제를 투여받고 총 8300만원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주사제가 국소마취제 및 피하 주입의 보조 수단, 혈관 외 유출, 혈종 등에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허가된 약제이며 근골격계 통증 완화 목적으로 투여하는 것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관절 내 직접 투여는 금지하고 있지만 신경차단술·관절강 내 주사가 빈번하게 이뤄져 부적절한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통증 완화 효과 또한 입증되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비급여 주사제인 골수 흡인물 주사도 2023년 7월 신의료기술 승인 후 보험금 청구가 급증했다. 승인 전 월평균 38건에 불과했던 보험금 청구 건수가 2024년 1800건으로 급증했고, 2024년 보험금 지급액은 645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들 주사제의 문제는 비급여 항목이라 청구 단가가 천차만별로 갈린다는 점이다. 히알루로니다아제는 외래 시 22만원으로 청구하고 있지만, 환자가 입원하면 동일 약제를 100만~3000만원으로 청구한 사례까지 확인됐다.

주사제 외 항목에서도 비급여의 허점을 악용한 '고무줄 청구'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사에 따르면 도수치료의 경우 최소 8000원부터 최대 50만원까지 의원 간 진료비 격차가 62.5배에 달했다. 체외충격파도 최소 2만원부터 최대 45만원으로 22.5배나 차이가 났다.

이는 곧바로 보험사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5대 손보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KB손보·현대해상)의 실적은 일제히 감소했다. 업계에선 주력 상품인 실손보험의 손해율 급증을 주원인으로 본다.

이는 단순히 보험사 실적 악화로 끝나지 않고 전체적인 보험료 상승과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효과 입증 없이 마구잡이로 처방돼 쓰이고 있는 각종 비급여 주사제나 치료를 관리 급여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작년 12월 관리급여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도수치료와 방사선온열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을 관리급여로 지정했지만 이마저도 의료단체의 반발에 지연되고 있고 주사제 등은 여전히 여기에 포함되기까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관리 정책은 '행위 중심'이 아니라 약제 및 치료재료대를 포함하는 통합적 관리 체계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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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달하는 보험금이 비급여 주사제의 과잉 처방 및 투여로 부적절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히알루로니다아제'와 '골수 흡인물 주사'의 건강보험 청구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비급여 항목의 청구 단가가 천차만별로 차이나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주력 상품인 실손보험의 손해율 급증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보험료 상승과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비급여 주사제의 관리 및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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