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이유로 'G7' 떠난 트럼프…한미회담 등 줄줄이 '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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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 회의가 끝나기 전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 회의가 끝나기 전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미국을 포함한 G7 정상들은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란에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성과를 냈지만, 관세 문제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관해서는 충분히 논의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예정보다 하루 일찍 G7 정상회의를 떠났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워싱턴으로 복귀해 많은 중요한 문제들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정상 만찬후 떠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15∼17일 사흘 일정으로 G7 회의에 참석하려 했다. 그가 조기에 귀국하면서 이재명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과 예정됐던 회담은 줄줄이 취소됐다. 일정이 앞쪽에 잡혀 있었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30분 면담을 성사시키는 데 성공했다.

G7 회의에서 전쟁 및 관세 문제 등을 논의하려고 했던 캐나다 등 다른 회원국들은 '닭 쫓던 개' 형국이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유럽연합(EU)과 EU 회원국들은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싶어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는 막대한 비용을 초래한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방통행이 아니다"면서 회의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G7이 러시아가 빠지기 전까지 G8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러시아를 그룹에서 제외한 것은 매우 큰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사건으로 G8에서 러시아가 빠진 것을 비판한 것이다.

관세 문제에 대해서도 회원국들은 언급하기를 원했지만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의장국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은 이번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계획을 비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7개국 정상은 "우리는 이스라엘에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단언한다"면서 이란에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정상들은 "우리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분명히, 일관되게 밝혀왔다"면서 "우리는 이란 위기의 해결이 가자지구 휴전을 포함한 중동의 더 광범위한 긴장완화로 이어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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