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이란 후티, 홍해 봉쇄 선언
홍해, 사우디 원유수송 거점
호르무즈 봉쇄 후 의존 커져
얀부항 원유 70%가 아시아行
희망봉 돌아오면 한달 지연
"유가 120弗 재돌파" 우려도
물량 확보해 당장차질 없지만
장기화땐 국내 정유사 초비상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동산 원유의 최대 뱃길인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될 위기에 처하면서 국제유가에 충격이 우려된다. 홍해를 통한 원유 운송은 지난해엔 전체 대비 3%였지만 미국·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우회로로 활용되며 7%까지 높아져 홍해 봉쇄가 현실화되면 에너지 공급망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 중동 긴장 고조에 치솟는 유가
긴장이 고조되면서 20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9.22달러로 90달러대를 위협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배럴당 83.23달러로 올라섰다. 종가 기준 브렌트유는 지난 6월 11일 이후, WTI는 6월 12일 이후 최고치다.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도 다시 갤런당 4달러를 돌파했다. 불과 일주일 전엔 3.87달러였는데 13% 급등한 것이다. 디젤 가격 역시 23% 급등하며 5달러를 넘어서 미국 내 육상운송 가격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존 페이지 스트라타스 어드바이저스 대표는 "후티 반군이 실제로 홍해 통항을 방해하고 멈춘다면 유가는 물론 정제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115~120달러 위로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호르무즈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막히면 중동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는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운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석유류 물동량은 하루 740만배럴이다. 작년만 해도 하루 420만배럴이었지만 올 들어 이란 전쟁 격화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을 통한 에너지 수출량은 하루 평균 400만배럴로 1년 전 97만3000배럴에서 급증했다. 사우디는 동서를 가로지르는 송유관을 이용해 홍해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출량을 늘리며 바브엘만데브 해협 운항로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왔다. 이란 전쟁 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동산 원유 수출에 숨통 역할을 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을 그나마 눌러왔다. 얀부항을 출발한 석유 제품의 주요 수입국은 한국과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국가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사우디 얀부 항구를 통한 원유·연료 수출 중 70%는 아시아로 향했다.
노엄 레이든 미국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상대로 해상을 봉쇄하면 아시아 국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수에즈 운하 대신 항로를 우회해야 해 운송 비용에 더 큰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프리카 우회로 이용땐 유가 급등
실제 과거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했을 당시 주요 해운사들은 홍해 대신 운항 기간이 훨씬 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로를 이용해야 했다. 맷 스미스 케이플러 이사는 "유조선이 희망봉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아시아 정유사의 원유 인도 시점이 한 달가량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이 사우디 해상 봉쇄를 선언한 이후 홍해를 통한 상품 운송의 보험료가 이미 상승했다. 홍해 통항 선박의 전쟁 위험 프리미엄은 지난 17일 0.3% 수준에서 후티 반군의 봉쇄 발표 이후 약 0.75%로 2배 넘게 뛰었다.
호르무즈에 이어 홍해 해협까지 상황이 악화되자 우리 정부는 최근 유조선을 제외한 일반 선박에 홍해 운항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유조선을 제외한 일반 선박에 대한 홍해 운항 자제 권고도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상황이 악화될 경우 비축유 스와프 제도 등 비상조치를 재가동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해협 봉쇄의 영향이 단기적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9월 도입 물량까지 선제적으로 확보한 만큼 당장의 원유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운송비와 해상보험료, 원유·나프타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원재료 조달 비용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로 정유사들이 국제유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 도입 비용은 증가하는 반면 판매가격은 정책적으로 제한되는 구조여서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 서울 이동인 기자 / 강민우 기자]






![애플도 뿌리치고 중국行… ‘키미 K3’로 영웅된 양즈린[지금, 이 사람]](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7/21/134337479.4.pn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