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반도체 소부장 시총, 바이오 역전 임박
반도체 전·후공정 대표기업
올해 주가 세자릿수 상승률
주성엔지니어링 597% 1위
코스닥 시총20위내 바이오株
연초 12곳서 7개로 줄어들고
반도체는 4곳서 10개사로 쑥
삼전닉스·마이크론 증설효과
구조적 실적개선 이어질 전망
"이젠 '헬스닥'(헬스케어+코스닥)이 아니라 '반스닥'(반도체+코스닥)이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 속에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스닥 내 관련 기업들의 주가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기존 시장을 이끌던 바이오(헬스케어)주들을 제치고 소부장이 새로운 주도주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 반도체 소부장, 코스닥 주도주로
21일 매일경제가 한국 고대역폭메모리(HBM) 밸류체인을 전공정(산화·포토·식각·박막·배선)과 후공정(EDS·TSV·백그라인딩·다이싱·본딩·패키지 조립·테스트) 12개 공정으로 나눠 대표 기업 주가를 연초 이후 지난 19일까지 분석한 결과 거의 모든 공정에서 코스닥 소부장주가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전공정에서는 주성엔지니어링(박막)이 지난해 종가 대비 597.11% 급등해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식각 공정주 피에스케이(347.15%)와 브이엠(192.72%), 산화 공정의 테스(273.06%)도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후공정에서 본딩의 피에스케이홀딩스(142.98%), 백그라인딩의 케이씨텍(115.13%)도 전공정 못지않은 강세를 보이는 등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관련 기업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약진 속에 연초 이후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바이오 대장주인 알테오젠과 2차전지 대표 주자인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는 여전히 코스닥 시총 1~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시총 상위 20위 내 바이오 기업의 비중은 올해 초 60%(12개)에서 지난 19일 기준 35%(7개)로 반 토막 났다.
반면 반도체 소부장 기업의 경우 연초 시총 20위 이내에 4개 기업만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는 절반인 10개 기업이 포진하는 등 반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연초 20위권에도 이름을 못 올렸던 주성엔지니어링이 5위로 껑충 뛰었고 원익IPS, 리노공업도 순위를 각각 8계단, 3계단 끌어올리며 10위권에 안착했다.
◆ 패키징·테스트 공정서 병목현상
올해 코스닥 반도체 소부장 종목 중심의 강세는 2023년 HBM 초기 시장 확대 국면에서 발생한 패키징·테스트 병목현상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6~2018년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증설 자체에 주목한 전형적인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이었던 것과 달리 2023년에는 HBM 초기 진입에 따른 패키징·테스트 병목이 부각됐다. 당시 한미반도체, ISC, 리노공업처럼 병목 공정을 보유한 기업이 가장 높은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첨단 패키징과 HBM 테스트가 가장 큰 병목으로 꼽힌다. 차세대 HBM4부터는 로직다이 비중이 커지며 패키징·테스트 난도가 더 올라갈 전망이다. 열압착(TC) 본딩, 인터포저 기반 패키징, 고대역폭 검증 공정은 기술 난도가 높고 증설 리드타임이 길어 단기간 공급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AI 서버 수요가 늘수록 병목 구간의 몸값이 뛰는 구조가 마련됐다.
과거 메모리 산업에서 증설 발표는 반도체 소부장 업황의 정점 신호로 해석됐지만 오늘날은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그래픽처리장치(GPU)당 HBM 탑재량이 늘고 추론 시장까지 확대되면서 수요 증가 속도가 증설 속도를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평택 P5 1단계), SK하이닉스(용인 반도체클러스터 Y1), 마이크론(미국 아이다호 ID1) 등 메모리 3사 모두 2027년을 전후로 신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증설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3사의 증설이 오히려 소부장에 추가 호재로 작용한다는 게 과거 사이클과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힌다.
◆ 글로벌 패시브 자금 추가 유입 기대
반도체 소부장 업황은 수출 데이터로도 입증되고 있다.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달 1~10일 영업일 평균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1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D램은 308% 늘어난 4억9000만달러였고 낸드는 151% 증가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코스닥 소부장주 강세가 실적이 뒷받침되는 '구조적 리레이팅'이라고 주장하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코스닥 반도체 소부장을 향한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추가 유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들어 대만·한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20여 년 만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내 국가 순위에서 대만이 중국을 제치고 1위, 한국이 2위로 올라섰다.
신흥국 지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TSMC(14.46%), 삼성전자(7.78%), SK하이닉스(6.6%) 등 반도체 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는 외국인 패시브 자금 유입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국가별 비중에 맞춰 기계적으로 리밸런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도 기자 / 안갑성 기자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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