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대출에 발목잡힌 한은…오늘 기준금리 2.5% ‘동결’ 유력

9 hours ago 2

한은 금통위, 5월 금리인하 후 하반기 첫 통화정책 회의
경기 침체에도 가계대출 불안…‘3개월 내 금리전망’ 주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9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9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은행이 10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치솟고 가계대출이 한 달에 6조 원 이상 불어나면서 금융 안정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에 동결을 확신하면서, 금리 결정 자체보다 한은이 내놓을 경제 상황 평가와 금통위원들의 ‘3개월 내 금리 전망’(포워드 가이던스)에 주목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수도권 주택 시장 과열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고려해 금리를 현 수준에서 묶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말 펴낸 금융안정 보고서를 보면, 서울 주택매매가격은 2023년 1월부터 2025년 4월까지 16.1% 상승한 반면 비수도권은 1.7% 하락했다. 특히 최근 서울 강남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0.7%로 연율 기준 30%에 육박했다.

이 같은 부동산 시장 과열은 금리 인하에 따른 금융 불안 재확산 우려를 키운다. 실제로 한은이 계산한 서울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올해 1분기 0.90으로 상승, 2022년 1분기(0.99)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 2000억 원 늘어난 1161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2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한 데다 열 달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3~4월 주택 거래량 증가가 시차를 두고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올해 5~6월 거래량 영향 또한 확인할 시간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국내 경기는 침체돼, 금리 인하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은은 지난 5월 금통위에서 국내 경제 성장률을 올해 1.5%에서 0.8%로, 내년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하면서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하를 단행했다. 당시 금통위는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하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6월 새 정부가 출범하고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편성되며 경기 개선을 향한 기대감이 형성됐으나, 한은은 2차 추경 효과를 고려해도 올해 성장률은 1%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경기는 어려운데 금융 안정 우려로 인해 금리 인하가 지연되는 양상은 지난해와 판박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8월 통화정책 운영 환경은 지난해 가을(8~10월)과 흡사하다”며 “당시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 대책이 발표됐고 물가는 그때나 지금이나 모두 안정된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금통위는 미국 관세 정책, 한미 무역 협상 결과, 추경 효과 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도입 후 가계부채 증감 추이, 성장 측면에서는 1~2차 추경과 그간의 금리 인하 효과, 한미 무역 협상 결과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번 회의 관건은 금통위가 추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힌트를 어떻게 제시할지로 지목된다. 김 연구원은 “회의는 작년 8월처럼 금리 인하 본게임의 프롤로그(도입부) 성격이 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내 인하에 대한 금통위원의 생각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오후 간담회에서 포워드 가이던스의 형태로 공개한다. 기준금리가 석 달 안에 내려갈 것이라고 본 위원이 많다면 8월 인하 가능성은 커진다. 기존 포워드 가이던스는 인하 4명, 동결 2명이었다.

최근 경기 판단은 한은이 오전 금리 결정 후 발표할 ‘경제 상황 평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은은 해당 보고서에서 상반기 경기 상황과 관세 영향 등을 다룰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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