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주도형 제조업 국가 한국을 떠받치는 제조업 일자리 비중이 15% 아래로 내려앉았다. 반면 저성장, 고령화 사회에서 많이 늘어나는 보건·사회복지업 취업자는 지난 10년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도체 등 특정 업종을 제외하면 경제 전반의 활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고령화 진전으로 고용시장에서 생산·성장 영역보다 돌봄·복지 비중이 커지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제조업 취업자 430만 명 밑돌아
21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5월 제조업 취업자는 429만5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912만 명)의 14.7%를 나타냈다. 5월 기준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일자리 비중이 15%를 밑돈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범위를 전체로 넓혀도 작년 9월(14.9%)에 이어 두 번째다.
제조업은 한국표준산업분류 21개 대분류 가운데 취업자가 가장 많은 산업이다. 설비 투자를 기반으로 한 산업 특성상 추가 일자리 창출은 물론, 부품·소재·물류·설비 유지보수 등 연관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크다. 또 상대적으로 정규직 비중과 임금 수준이 높아 청년층이 선호하는 ‘질 좋은 일자리’로 분류된다.
하지만 고용시장에서 제조업 비중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2016년 451만4000명이었던 제조업 일자리는 2020년 437만7000명으로 줄어든 뒤 올 들어 43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가운데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7%에서 14.7%로 감소했다. 저출생·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꾸준히 감소한 데다 기업이 해외 생산 비중을 늘리고 생산 공정 자동화를 진척시킨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반도체 슈퍼호황이 이어졌지만 반도체 업종 취업자가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밖에 되지 않아 구조적 변화를 이끌기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 보건·사회복지업 취업자는 2016년 187만7000명에서 올해 345만4000명으로 45% 이상 늘어났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10년 새 7.1%에서 11.8%로 증가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돌봄 수요가 증가한 데다 정부가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경기 기대감도 꺾여
산업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제조업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산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산업경기 전문가 서베이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제조업 전망 지수는 직전 달(107) 대비 4포인트 하락한 103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지수가 꺾인 것은 3개월 만이다. 6월 제조업 현황 지수는 99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전월(107) 대비 8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제조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업종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반도체 업황은 다음달에도 개선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7월 반도체 전망 지수는 161로 전월(156) 대비 7포인트 상승했다. 빅테크의 투자가 이어지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며 반도체 업황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화학과 철강 업종 전망은 급격히 나빠졌다. 7월 화학 전망 지수는 72로 전월(100) 대비 28포인트 하락했다. 철강 전망 지수는 6월 122에서 7월 78로 44포인트 급락했다. 중동 전쟁 이후 국제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정유업체들이 비싼 값에 사놓은 원유에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역래깅’ 효과가 화학 업황을 급격히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혔다.
남정민/박종관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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