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지 못한 사진… 섬나라 일본의 초상권[청계천 옆 사진관]

1 week ago 18

백년사진 No. 185 ● 저희 아이 사진을 찍어주세요“혹시 세번째 줄 맨 바깥에 있는 분홍색 한복의 아이 사진을 찍으셨나요?”“아니요. 건물 밖 가지런히 놓인 신발들을 찍었는데 노출 차이가 커서 안에서 수업 듣는 아이들의 모습은 안 찍혔습니다.”어제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열린 ‘준명당 어린이 학교’를 사진 찍고 있는데 한 어머니가 저에게 와서 물어보길래 있는 그대로 대답했습니다. 그리곤 왜 묻는지 재차 물어보았습니다.“우리 아이가 매스컴을 타고 싶어해서요.” 9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준명당에서 열린 ‘준명당 어린이 학교’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몸가짐과 걸음걸이 등 궁중예절을 배우고 있다. 가을 궁중문화축전 프로그램의 하나로, 고종이 딸 덕혜옹주를 위해 유치원을 열었던 준명당에서 당시 교육 내용을 재현했다. 덕혜옹주, 보모 상궁으로 분한 출연자들이 궁중 예절과 전통 공예를 소개한다.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좀처럼 요즘 거리에서 접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 행사는 사전에 인터넷으로 경쟁해서 선발된 아이들만 참가할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덕수궁에서 가을 궁중문화축전 프로그램의 하나로, 고종이 딸 덕혜옹주를 위해 유치원을 열었던 준명당에서 당시 교육 내용을 상황극으로 재현하는 행사였습니다. 저는 가지런히 놓여 있는 신발을 찍고 있었습니다. 신문에 쓰든 안 쓰든 일단 아이들의 얼굴이 잘 보이는 사진을 찍어두긴 했지만, 초상권 시비를 피해갈 수 있는 대안으로 ‘예절 교육의 결과로 나타난 신발 정리’를 찍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시선을 끌지만 피해야 하는 어린이 사진사람의 시선을 끄는 3B가 광고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집니다. 그걸 신문 사진에서도 응용해서 아이들(Baby), 미인(Beauty), 애완동물(Beast)을 핀포인트해서 사진을 찍으면 주목도가 높다고 배워왔습니다. 그런데 저의 경험상으로는 최근 20여 년 사이에 상황이 바뀌어서 어린이 사진을 찍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독자들 역시 함부로 어린이 사진이 신문 지면과 방송 화면에 등장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물론 어제처럼 보호자인 부모와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원하거나 촬영을 허락한다면 얘기는 달라지지만 말입니다. 막상 초상권을 허락한다고 했지만 특별한 뉴스 밸류가 없어서 ‘매스컴을 타보고 싶다’는 아이와 엄마의 바람은 현실화되지 않았습니다.사실 어제 그 어머니의 부탁이 예외적으로 느껴졌다는 것 자체가, 우리도 이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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