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교환 국군포로 6인의 ‘마지막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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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만은 남기고 싶었다오/이혜민 지음/320쪽·1만8000원·깊은바다 돌고래

“항시 불안한 마음으로 살았어요.”

6·25전쟁 중이던 1951년 2월, 강원 횡성군 인근에서 중공군에 포로로 잡혔던 국군 서상준 씨(93)는 평생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한다. 그는 2년 반가량 여러 포로수용소를 떠돌다가 1953년 8월 귀환했다. 다시 남쪽 땅을 밟은 지 70년이 넘었는데도 “지금 여기 와서 사는 것이 꿈만 같다”고 한다.

서 씨를 포함해 ‘교환 국군 포로’ 6명의 구술을 담은 책이다. 6·25전쟁 당시 북한에 억류됐던 국군 포로 중 8300여 명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전후로 남한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엄연한 귀환 용사지만, 이북에 남겨져 오래 고생하다가 탈북해 돌아온 ‘귀환 국군 포로’에 비하면 관심은 적다. 어쨌거나 전쟁 직후 돌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교환 국군 포로들은 여전히 전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저자는 2023년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생존자들을 수소문했고, 그 결과 13명에게 연락이 닿았다. 하지만 “포로가 되느니 죽음을 택하라”고 교육받았던 이들은 자신의 과거사를 꺼내놓는 걸 수치라고 느끼고 있었다. 6명만이 구술을 마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들의 기억은 구체적이다. 저녁 점호 때 도망간 자가 있으면 단체 사상교육을 받고, 200g도 안 되는 밥을 먹으며 하루 평균 대여섯 명이 아사(餓死)하는 것을 목격하고, 콩알이라도 주워 먹고 싶어 콩나물 공장에 자원하는 등 그간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포로들의 삶이 생생하다.

책이 출간된 지금, 구술자 중 두 분은 세상을 떠났다. 그중 한 명인 남병식 씨(1930∼2024)는 타계 두 달 전 저자를 만나 이런 말을 남겼다.

“살아 있는 전우들이 혹은 연락이라도 된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어. 포로병이 명예로운 직업도 아니고, 자랑스러운 직업도 아니고. 내 고생 내가 했다뿐이지. 그래서 옛날 친구들 혹여 알고 ‘남병식이 살아 있었구나. 잘 살아라’ 그 말 한마디 듣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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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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