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들 사이에서 인공지능(AI) 공부 열풍이 불고 있다. 23일 성인 교육 콘텐츠 기업 데이원컴퍼니에 따르면 지난 2월 공개된 ‘챗GPT 의학 연구 방법’ 강의가 출시 50일 만에 매출 1억원을 돌파했다.
데이원컴퍼니 관계자는 “실무 관점에서 강의를 설계해 현장 적용도가 높아 의료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고 설명했다. 의사들이 챗GPT를 활용해 의학 논문을 작성하고 연구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을 다루는 강의다.
오는 27일 패스트캠퍼스가 진행하는 ‘AI 의학 연구’ 강의도 모집 시작과 함께 의대생의 문의가 쇄도했다. 패스트캠퍼스 관계자는 “젊은 의사들의 관심이 확인된 만큼 매달 새로운 의료 AI 강의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의사의 역량을 높여주는 핵심 조력자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딥러닝을 활용한 의료 영상 처리, 의료 데이터를 통한 진단 모델 구현 등도 의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뜨겁다.
챗GPT 등 주요 AI 서비스의 리서치 기능이 강화되고 의료 현장에서 AI 적용이 빨라지면서 생긴 변화다. 서울대병원은 올 상반기 의무기록 AI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환자가 가져온 검사기록을 AI가 자동으로 찾아 서울대병원 양식에 맞게 정리해주는 방식이다. 전문의 수준의 의학 지식과 줄임말 등 언어적 특성을 이해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직접 개발했다.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에 따르면 세계 병원의 80%가 AI로 의료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의료 서비스 제공자의 40%가 AI 활용 후 업무 효율 향상을 경험했다.
AI 분야 창업에 나서는 의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 대부분 현장에서 기술 도입 기회를 포착해 창업에 나선 사례다. 보라매병원에서 근무한 성창규 대표는 AI 건강관리 솔루션 기업 창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인 김광준 에이아이트릭스 대표는 입원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