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실세 장남' 트럼프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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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01 17:55 수정2025.05.01 17:55 지면A35

‘1789캐피털(1789 Capital)’은 투자 은행가 오미드 말릭과 기업인 크리스토퍼 버스커크 등이 2022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설립한 벤처캐피털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비판적인 보수 성향의 투자회사로 ‘1789’ 숫자는 인간 권리를 천명한 권리장전이 채택된 해를 의미한다.

[천자칼럼] '실세 장남' 트럼프 주니어

이 회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47)가 지난해 11월 파트너로 합류한 뒤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말릭 대표와 버스커크 최고투자책임자(CIO)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후원 그룹으로 알려진 데다, 트럼프 주니어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말릭 등과 함께 지난달 26일 워싱턴DC에서 슈퍼리치를 대상으로 하는 사교 클럽인 ‘이그제큐티브 브랜치(Executive Branch)’를 창립해 다시금 화제가 됐다. 클럽 가입비만 50만달러(약 7억원)에 달하지만 추천 요건이 따로 존재한다. 기업가가 트럼프 정부 인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라는 게 정치매체인 폴리티코 분석이다. 벌써 가입 대기자 명단도 있다고 한다.

트럼프 주니어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초청으로 지난달 29일 방한해 1박2일의 짧은 일정 속에서도 15개 기업 총수와 만난 뒤 출국했다. 이번 방한에도 말릭 대표와 버스커크 CIO가 동행했다. 대미 네트워킹에 촉각을 세우는 우리 기업인에게 펀드 출자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가족은 민감한 존재다. 대통령 국정 수행을 옆에서 도울 수 있지만, 청탁이나 이권 문제 등에 얽히면 정치적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형이든 아들이든 대통령 가족의 외부 활동은 극도의 견제를 받는다. 끝이 좋았던 적이 없었던 까닭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미국은 꽤나 이상한 나라다. 트럼프 정부 1기 때 장녀 부부인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백악관 선임고문을 맡았고, 2기 정부에서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넘나들며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들이 한국 대통령 가족이었다면 진즉에 수사 대상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김수언 논설위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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