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둘러싼 형사 재판과 행정 소송이 대법원에서 서로 다른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형사 사건에서는 무죄가 확정됐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43억원대 과징금은 정당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25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두 회사는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가 지분 91.86%를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을 우선 이용하는 방식으로 약 240억원 규모의 거래를 진행,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검찰은 이를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일감 몰아주기)’ 행위로 판단했지만 법원은 형사처벌 요건이 충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2심 재판부는 모두 “거래를 통해 미래에셋컨설팅의 매출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총수 일가의 지분 가치가 상승한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그 자체만으로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형사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고의성’ 입증이 부족하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반면 같은 날 선고된 행정소송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컨설팅 등 계열사 8곳과 박 회장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공정위는 2020년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경쟁 입찰이나 합리적인 비교 검토 없이 상당 규모의 거래를 미래에셋컨설팅에 집중시켜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켰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43억9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서울고법은 2023년 “계열사들이 적합한 거래 상대방을 선정하기 위한 객관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공정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법조계에서는 형사 재판과 행정 소송의 입증 기준 차이가 이번 엇갈린 결론의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형사 사건은 유죄 판결을 위해 검사가 피고인의 범죄 고의와 위법성을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입증해야 한다. 반면 행정 소송은 공정위 처분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로 상대적으로 완화된 입증 기준이 적용된다.
즉 총수 일가에게 이익이 돌아간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를 의도적으로 추진했다는 범죄 고의까지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 형사 무죄의 이유다. 반면 행정재판에서는 거래 과정 자체가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래에셋 측은 판결 직후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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