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공간에서 문화공간으로…갤러리 품은 장묘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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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볕이 따사로운 오후, 잔디밭 위로 알록달록한 풍선들이 떠 있다. 풍선 끝에 매달린 의자와 큐브도 금세 두둥실 떠오를 듯하다.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조각 작품이 잔디밭과 건물 곳곳에 놓였다. 미술관이나 놀이공원이 아니라 고인을 모시는 장묘시설의 풍경이다.재단법인 용인공원은 경기 용인시 봉안당 아너스톤에서 전강옥 조각가의 전시 ‘UP ABOVE 기억의 풍경’을 14일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아너스톤 ● 중력을 거슬러 더 높은 자유의 세계로, 조각가의 30년 세계관전강옥 조각가의 전시 ‘UP ABOVE 기억의 풍경’은 아너스톤 실내외 곳곳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천창과 중정 형태로 설계된 건물은 전통적인 봉안당보다는 미술관이나 기념관에 가까운 분위기를 풍긴다.전 작가는 평생 땅에 붙어 살아온 존재가 더 높은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순간을 조각으로 표현해왔다. 30여 년에 걸쳐 니체의 초월적 인간관과 자유를 향한 인간의 갈망을 결합한 작품 세계를 이어오고 있다. 사진=아너스톤 묵직한 의자가 반짝이는 풍선에 매달려 막 떠오르려는 작품도 있다. 이승에서 짊어졌던 무게를 내려놓고 다른 세계로 향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평면 회화와 달리 조각은 재료의 무게와 구조라는 물리적 제약을 받는다. 전 작가는 오히려 그 무거움을 이용해 ‘가벼움’이라는 환영을 만든다.전 작가는 “풍선과 의자 모두 무거운 금속으로 만들었지만 보는 사람은 가볍게 하늘로 날아가는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일상 속에서 흔히 보는 무거운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듯, 작가가 일루전(환영)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묘지는 휴식·문화공간…우리나라도 달라지고 있다” 아너스톤 내부에 설치된 시각예술가 라나 베굼의 〈No. 1276 Mesh〉(2023). 하단에는 어두운 색상을, 위로 갈수록 밝은 색상을 배치하여 마치 작품이 하늘로 떠오르는 듯 한 형상을 만들어냈다. 각각의 형상은 고인의 영혼을 상징하며, 하늘로 자유롭게 날아가는 모습을 통해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을 추모하고 방문객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진=동아닷컴 봉안당에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프랑스에서 약 15년간 생활한 전 작가는 유럽의 성당과 묘지를 예로 들었다.사르트르와 보부아르 등 유명 인사들이 잠든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 묘지에는 조각가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작품 ‘키스(Le Baiser)’가 있다.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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