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가 '챗GPT'라고?"…국정기획위 'AI 통계' 보고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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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8 14:22 수정2025.06.18 14:22

국정기획위 자료 출처가 '챗GPT'?…정부 공식문서에 등장한 생성형AI

이재명 정부 비전을 담은 국정기획위원회의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위한 전략’ 연구보고서의 일부 통계 출처가 '챗GPT'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위가 기획위원들에게 제공한 이 보고서는 향후 정책 방향의 밑바탕이 되는 자료다.

18일 국정기획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날 공개된 보고서 내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 확립' 부문의 국내 연구개발(R&D) 예산 통계의 출처가 챗GPT로 기재됐다. 국정기획위는 이 통계를 제시하면서 "윤석열 정부 하에서 축소된 R&D 예산을 복원하는 데서 나아가 R&D 투자액을 국가 지출예산 대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이 보고서는 총 104페이지로, '진짜 성장'을 구체화해 ‘인공지능(AI) 3대 강국, 잠재 성장률 3%, 국력 5강’으로 명시한 ‘3·3·5’ 비전을 제시했다.

통상적으로 정부 공식 문서에 챗GPT 등 생성형 AI 툴이 출처로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료 리서치에 챗GPT를 활용하더라도 최종 보고서엔 원 출처를 기재하는 게 일반적이다. 국정기획위는 보고서 내 챗GPT를 출처로 한 2024년 국내 R&D 예산을 21조5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실제 21조5000억원은 정부 편성안 기준 국가 R&D 예산으로, 최종 편성 예산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이보다 증액돼 의결됐다. 국정기획위는 보고서에서 2023년 R&D 예산으론 26억5000억원을 제시했는데, 당시 정부안 기준 R&D 예산(24조9000억원) 숫자와 차이가 크다. 대표적인 국가통계 사이트인 'e나라지표' 내 통계와도 차이가 난다.

큰 국정 방향의 기초자료가 되는 보고서에서 근거로 제시된 통계에 정확한 출처가 기재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국가 R&D 예산은 기준과 범위에 따라 다르게 잡히는 경우가 많은데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삭감 논란이 일었던 R&D 예산 규모를 두고 새 기준을 적용해 수치를 정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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