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오 넘어 ‘세계관 가이드’로…K팝과 배우의 진화하는 동행

2 hours ago 3

사진│유튜브 채널 ‘이지금’ 화면 캡처 [스포츠동아 곽현수 기자] 케이(K)팝이 배우를 활용하는 문법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배우의 ‘이름값’에 의존해 뮤직비디오 화면을 채우던 일차원적 협업에서, 이제는 배우의 실제 관계성과 목소리, 연기력을 앨범 서사에 깊숙이 배치하는 방식이다. 노래만으로는 다 전하지 못한 콘텐츠의 빈틈을 메우는 핵심 요소로 배우들의 역할도 변화했다.대표적 사례가 가수 아이유의 신곡 ‘디어 마이 크레이지 소울메이트’(Dear my crazy soulmate)다. 아이유는 배우 김영옥과 나문희의 수십 년 된 오랜 관계성을 작품 전면에 배치했다. 1961년 성우 시절 만나 6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온 두 대배우의 실제 서사가 노랫말 속 우정과 자연스럽게 겹쳐지며 강한 설득력을 발휘한다. 정작 아이유는 서사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두 배우에게 중심을 맡기는 연출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사진│하이브 레이블즈 유튜브 앨범이 구축한 세계관을 팬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해설사’ 역할도 배우들의 몫이다. 그룹 보이넥스트도어는 스페셜 리포트 영상에 배우 윤경호를 등장시켰다. 윤경호는 멤버들을 관찰하는 인류동물학 전문가로 분해 타이틀곡 ‘애니멀’(ANIMAL)의 기묘한 설정을 가상의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풀어냈다. 단순 카메오를 넘어 팬들의 몰입을 이끄는 ‘세계관 가이드 역할’을 해낸 셈이다.사진│빌리프랩(하이브) 그룹 엔하이픈 역시 배우 박정민과 손잡고 특유의 ‘뱀파이어 세계관’을 확충했다. 박정민은 앨범 ‘더 신 : 블리스’(THE SIN : BLISS)에서 3편의 내레이션을 담당하며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4개 국어로 세계관을 안내했다. 뱀파이어와 도피, 사랑의 잔해라는 무거운 주제를 배우 특유의 또렷한 발성과 묵직한 연기 톤으로 전달하며 팬들의 세계관 몰입을 도왔다.이처럼 과거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가 톱배우를 내세워 노래와 별개의 단편 드라마를 구성하던 방식이었다면, 현재의 케이팝-배우 협업은 전에 없이 촘촘해졌다. 배우가 곡의 감정을 연기하고 세계관을 구조화하며 음악의 입체감을 넓힌다. 배우가 케이팝 생태계에서 ‘스페셜 게스트’를 지나 콘텐츠의 완결성을 담보하는 ‘생산적 동반자’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곽현수 기자 hskwak84@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