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발투수라고 큰 부담감은 없다.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라울 알칸타라(키움 히어로즈)의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부담감은 전혀 느끼지 않았으며, 그저 본인의 역할만 묵묵히 다할 것을 약속했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은 7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염경엽 감독의 LG 트윈스를 4-1로 격파했다. 이로써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보함과 동시에 4연승을 질주한 키움은 20승(1무 45패) 고지에 도달했다. 키움이 4연승을 달린 것은 지난 3월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같은 달 29일 고척 SSG랜더스전 이후 70일 만이다.
선발투수 알칸타라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시종일관 위력적인 공들을 뿌리며 LG 타선을 봉쇄했다.
최종 성적은 8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 총 투구 수는 101구였으며, 패스트볼(53구)과 더불어 포크(25구), 슬라이더(23구)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측정됐다. 팀이 4-1로 앞선 상황에서 공을 주승우에게 넘긴 알칸타라는 결국 그대로 키움이 승리함에 따라 시즌 2승(무패)을 챙기는 기쁨도 누렸다.
경기 후 홍원기 감독은 “알칸타라의 피칭이 빛났다. 8이닝 동안 투구 수를 조절하며 사사구 없이 공격적으로 던져줬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019시즌 KT위즈와 손을 잡으며 KBO리그에 처음 입성한 알칸타라는 이후 두산 베어스를 거치며 통산 101경기(627.2이닝)에서 46승 24패 평균자책점 3.21을 마크한 우완투수다.
이후 최근 키움의 부름을 받은 그는 첫 경기였던 1일 고척 두산전에서 6이닝 6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복귀 후 첫 승을 챙겼고, 이날도 승리와 마주했다.
알칸타라는 두 번째 승리를 축하한다는 취재진의 말에 “감사하다. 지난 경기(1일 두산전)와 비교했을 때 몸 상태가 굉장히 준비가 잘 됐다. 훨씬 괜찮았다. 변화구 제구가 굉장히 잘 됐으며, 패스트볼도 내가 던지고 싶은 곳에 잘 들어갔다. 그래서 오늘 좋은 결과 가져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무엇보다 LG 공포증을 털어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었다. 알칸타라는 이날 전까지 LG와 통산 12차례 만났지만 2승 8패 평균자책점 5.45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알칸타라는 “확실히 KT, 두산에 있을 때 LG 상대로 고전했던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지금 새로운 시즌, 새로운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며 “오늘 변화구, 특히 슬라이더 제구가 굉장히 좋았다. 타자들 상대하는데 있어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생각한다. LG를 상대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배시시 웃었다.
경기 초반에는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과 잠시 회포를 풀기도 했다고. 그는 “(대화가) 별 내용은 없었다. 오스틴이 돌아와 환영한다고 인사했다. 고맙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 알칸타라 합류 이후 키움은 거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이 팀에 이기기 위해 왔다. 많은 경기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것 같다”며 “팀 원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으려 노력하는 것도 그런 결과에 일조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끝으로 알칸타라는 “외국인 선발투수라고 큰 부담감은 없다. 내가 던질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하고, 타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해 점수가 난다면 경기를 이기는 것이 당연하다.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고척(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