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을 찍을 수 있나 … 이창동의 또 다른 질문

1 week ago 15

타인의 고통을 찍을 수 있나 … 이창동의 또 다른 질문 베네치아영화제 은사자상 '가능한 사랑' 리뷰'밀양' '버닝' 이은 8년만 신작해고 후유증 시달리는 부부그들의 삶 찍으려는 다큐 감독서로 다른 두 계급의 네 사람이한 별장서 만나며 파국 치달아 올해 베네치아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 사랑' 스틸컷. 넷플릭스 이창동 감독의 영화에선 늘 '거리'가 긴장을 만들어낸다. '밀양'에서 신애와 종찬은 물리적으로는 가까이 있지만, 아들을 잃은 신애의 고통에 종찬은 끝내 참여할 수 없었다. '버닝'에서 그 거리는 계급의 형태로 벌어졌는데, 낡은 용달을 모는 종수에게 일하지 않고도 포르쉐를 타는 벤의 일상은 이해할 수 없는 세계였다. 가까이 있어도 닿을 수 없고, 바라봐도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거리감. 이창동 신작 '가능한 사랑'도 거리가 만들어내는 긴장에서 출발한다.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살아가는 두 부부를 마주 앉히고, 도무지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두 세계가 뒤섞였을 때의 긴장감을 포착한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나'(밀양), '타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나'(버닝)란 그의 질문은 8년 만에 선보인 이번 신작에서 '이해 불가능한 타인과 관계 맺을 수 있는가'를 물으며 더 깊어졌다. 올해 제83회 베네치아영화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 2등상) 수상작 '가능한 사랑'을 21일 국내 언론 시사회에서 살펴봤다. 영화는 23일 극장 개봉 후 11월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미옥(전도연)과 호석(설경구)이 아들 철이를 데리고 동민의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호석의 직장 동료였던 동민은 총파업과 강제진압 후유증으로 삶을 등졌다. 사모펀드에 매각된 이들의 직장은 직원 40%를 해고하려다 노조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고, 이후 극단 선택이 속출했다. 호석은 파업의 기억과 실직 이후의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간다. 두 부부의 삶에 예지(조여정)가 끼어든다.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인 예지는 동민의 빈소를 찍다 미옥과 가까워졌다. '사라지는 노동자: 노동은 곧 삶이다'란 제목의 다큐 영화를 촬영 중인 예지는 해고노동자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려 한다. 하지만 예지가 아무리 상대의 삶을 이해하려 해도, 둘의 사회적 '계급'은 너무 벌어져 있다. 예지의 남편 상우(조인성)는 부유해도 너무 부유한 자산가였고, "남편과 난 급이 다르다"고 농담하는 예지조차도 압구정 출신이다. 그럼에도 미옥과 예지는 고통과 절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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