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 건보 적용 미뤄지나"…복지부, 공론화 토론회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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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약 건보 적용 미뤄지나"…복지부, 공론화 토론회 취소

정부가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논의하려던 대국민 토론회를 취소했다. 연내 정책 추진도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9일 "탈모 급여 확대를 주제로 한 토론회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토론회 중단 이유에 대해 "토론회를 앞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탈모 급여 확대에 대한 여러 입장이 충분히 제기된 점을 감안해 시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다만 정책 검토 자체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토론회는 중단하더라도 청년을 비롯한 국민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발굴은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행정안전부는 국민이 전문가 발제를 듣고 정책 입안에 대해 숙의하는 오프라인 토론회를 연 3~4회 열기로 했다. 첫 행사 주제는 복지부와 함께 준비한 '탈모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었다. 토론회는 내달 4일 열릴 예정이었다.

탈모약 건보 적용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검토를 주문한 사안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도 이달 11일 현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로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언급했다.

하지만 논의가 본격화하자 반발이 이어졌다.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 전환 우려를 받는 상황에서 탈모 치료에 재정을 투입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다.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이 치료비와 약제비 부담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급여 우선순위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건강보험 제도의 기본 취지는 예기치 못한 질병과 고액의 의료비 부담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이라며 이"탈모 급여 확대는 건강보험의 근간인 '의학적 필수성'과 '급여 우선순위'를 정면으로 뒤흔드는 위험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환자단체연합회도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고액 의료비 부담이 큰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이 2021년 84.0%에서 2024년 81.0%로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암질환 보장률도 같은 기간 80.2%에서 75.0%로 하락했다고 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우선순위를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 치료 영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우려를 냈다. 의협은 "필수의료 현장에서는 의료진 부족과 경영 악화로 국민이 필요한 진료를 제때 받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충분한 우선순위 검토와 재정 영향 평가 없이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논의하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 운용의 방향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계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공론화 절차를 중단하면서 정책 추진 동력도 약해진 모습이다. 복지부가 향후 추진 일정을 공식화하지 않은 만큼 연내 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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