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상징 오세아니아 문화, 국립중앙박물관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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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 모아나-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 展
18~20세기 유산 171건·현대 작가 작품 8건 선보여
30일 개막, 9월 14일까지 전시

  • 등록 2025-04-29 오전 10:52:49

    수정 2025-04-29 오전 10:52:49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국내 최초로 오세아니아 문화권을 소개하며 태평양에서 탄생한 예술과 철학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조망하는 특별전을 선보인다.

사람 얼굴과 메기머리를 장식한 갈고리.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프랑스 케브랑리-자크시라크박물관과 공동으로 특별전 ‘마나 모아나-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를 30일부터 오는 9월 14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2에서 개최한다.

‘마나 모아나’(Mana Moana)라는 전시 이름은 기획 의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폴리네시아어로 ‘마나’(mana)는 모든 존재에 깃든 신성한 힘을, ‘모아나’(moana)는 경계 없는 거대한 바다를 뜻한다. 이 두 단어를 결합함으로써 오세아니아 예술 전반을 관통하는 세계관인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경외와 바다의 신성함’을 응축해 전달한다.

이번 전시에선 18~20세기 유산 171건과 현대 작가 작품 8점을 선보인다. ‘바다’라는 공간, 그리고 항해와 정착의 과정(1부)에서 시작해 멜라네시아(2부)와 폴리네시아(3부)의 이야기를 차례로 펼쳐나간다. 마지막으로 전통에서 현대까지 이어지는 섬 문화와 문화 정체성(4부)을 조망한다.

카누 뱃머리 조각, 응구주응구주. (사진=국립중앙박물관)

1부는 ‘물의 영토’다. 바다를 길로 삼아 이동하고 정착한 오세아니아인들의 항해와 세계관을 조명한다. 수천 년에 걸친 이동의 역사 속에서 탄생한 정교한 항해술, 카누 제작 기술, 신화 속 창세 이야기들을 소개하며 ‘모아나’로 상징되는 신성한 바다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다.

2부는 ‘삶이 깃든 터전’이다. 멜라네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조상 숭배와 신성한 공간, 권력과 교환 의례 등 공동체 중심의 세계관을 선보인다. 대형 의례 공간인 ‘남자들의 집’, 소년들이 성년식을 치를 때 쓰는 조상의 얼굴 ‘므와이’ 가면, 전쟁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던 신성한 힘을 가진 방패 등이 공동체의 정체성과 사회 구조를 시각화하고 예술이 단순한 미적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영적인 중심 역할을 해왔음을 드러낸다.

혈통과 생명력을 상징하는 목걸이, 헤이 티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3부는 ‘세대를 잇는 시간’이다. 조상 숭배와 신화, 마나‘mana’와 타푸‘tapu’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시간과 존재에 대한 철학적 인식을 살펴보는 공간이다. 연옥으로 만든 목걸이 헤이 티키를 비롯해 조각상, 제의용 장신구, 직물 등 조상의 존재를 드러내고 예술이 신과 인간, 삶과 죽음을 잇는 매개체가 됐음을 보여주는 전시 자료를 선보인다.

4부는 ‘섬…그리고 사람들’이다. 오세아니아 예술의 정수인 ‘몸’과 ‘삶’에 스며든 장신구와 공예를 만날 수 있다. 장신구와 공예를 중심으로 인간과 자연, 공동체의 미적, 상징적 관계를 탐구한다. 자개, 깃털, 고래 이빨 등 자연의 재료로 빚어진 현대의 장신구는 정교한 기술과 미감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착용하는 사람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과 관계성을 드러낸다.

무제, 에밀리 캄 응와레이(1910~1996). 1994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전시 개막일인 30일 오후 2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케브랑리-자크시라크박물관의 에마뉘엘 카자레루 관장과 오세아니아 컬렉션 담당 큐레이터 마갈리 멜랑드리의 강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를 찾을 어린이 동반 가족 관람객을 위해 △‘티키가 들려주는 오세아니아 이야기’ 그림책 △‘어린이가 들려주는 오디오가이드’ △‘어린이 가족을 위한 패널’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마나 모아나-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 전시 포스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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