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도 우승 했는데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우승할 수 있을까.
콘테 감독이 이끄는 SSC 나폴리가 시즌 최종전서 세리에A 우승을 노린다.
2024-25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우승팀이 24일 새벽 최종 라운드서 가려진다. 리그 1위 나폴리(승점 79점)는 자력으로 승리한다면 우승이 확정된다. 만약 비기거나 패하더라도 2위 인터밀란(승점 78점)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할 수 있지만 승리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
선두를 1점 차로 쫓고 있는 인터밀란은 최종전서 반드시 이긴 이후 나폴리가 비기거나 패하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자력 우승은 불가능하다. 일단 승점을 최대치로 만든 이후 기적을 바라야 할 인터밀란의 상황이다.
나폴리는 홈에서 칼리아리 칼초를 만나고 인터밀란은 원정에서 코모 1907을 상대한다. 우승을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절실한 양 팀인만큼 두 팀 모두 뒤가 없는 경기를 펼친다. 공교롭게도 시즌 최종전서 양 팀은 사령탑 없이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된다.
나폴리의 콘테 감독과 인터밀란의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나란히 세리에A 37라운드 퇴장을 당하면서 38라운드 벤치에서 경기를 지휘할 수 없다. 감독 부재라는 변수 속에 실시간으로 우승 향방이 갈릴 최종전에 대한 긴장감이 더 커질 전망이다.
2년 만의 스쿠데토 탈환을 노리는 나폴리는 콘테 감독과 함께 우승 9부 능선을 넘겠다는 목표다. 토트넘에서 지휘봉을 잡고 절정의 시즌과 부진한 시즌의 명암이 있었던 콘테 감독은 나폴리 복귀 이후 곧바로 지도력을 증명하며 명장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콘테 감독이 떠난 이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 2년차 토트넘은 최악의 리그 성적에도 불구하고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잡고 우승을 거둔 바 있다. 승부욕이 강한 콘테 감독 입장에서도 자신을 경질한 토트넘 보드진과 비판했던 팬들에게 리그 우승을 통해 증명하고 싶은 바가 분명 많을 터다.
나폴리는 최종 라운드 상대인 칼리아리와의 최근 8번의 맞대결에서 5승 3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강등권과 아슬아슬하게 차이를 벌려 잔류를 확정지은 칼리아리의 동기부여는 낮지만 직전 리그 맞대결서 0-4 대패를 당한 아쉬움을 털어내려 한다면 의외의 복병이 될 가능성도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로멜루 루카쿠가 활약 중인 나폴리가 로베르토 피콜리가 버티는 칼리아리에 비해 앞선다.
올 시즌 나폴리에 합류한 루카쿠는 리그 35경기에서 13골 11도움을 기록 중이다. 2020-21 시즌 인터밀란 유니폼을 입고 콘테 감독과 우승을 경험한 루카쿠는 나폴리에서 두 번째 스쿠데토에 도전한다.
칼리아리의 피콜리는 리그 10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책임졌다. 특히 볼로냐, 피오렌티나, 인터밀란 등 강팀을 상대로도 득점한 바 있어 이번에도 이변의 킹메이커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디펜딩챔피언 인터밀란은 2년 연속 우승을 위해 벼랑 끝 원정 승부에 나선다. 직전 37라운드 경기서 라치오와 아쉬운 2-2 무승부를 거두면서 자력 우승 가능성은 사라졌다. 하지만 승점 1점 차로 나폴리를 뒤쫓고 있어 역전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시즌 강행군으로 막바지 저조한 경기력에 그치면서 떨어졌던 인터밀란의 분위기는 2024-2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로 한껏 올라온 상태다. 최근 공식전 5경기 무패(3승 2무)로 흐름이 나쁘지 않다. 라치오전의 아쉬움을 빠르게 털어내고 코모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코모를 상대로 인터밀란은 앞선 리그 맞대결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 코모의 기세가 상당히 좋다 8경기 연속 무패(6승 2무)를 달리며 리그 10위를 확정했다. 유럽대항전 진출권과는 거리가 있어 최종전에 대한 동기부여는 적지만 홈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할 전망이다.
코모에선 최근 5경기 3골 1도움을 올린 가브리엘 스트레페자가 핵심이다. 좌우 측면을 오가며 드리블과 전진 패스에 강점을 보이고 있어 인터밀란 수비진의 경계 대상 1호이다.
인터밀란은 챔피언스리그의 영웅 덴젤 둠프리스에게 많은 기대를 건다. 부상 복귀 이후 둠프리스는 5경기에서 3골 3도움을 기록하며 절정의 폼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이끈 맹활약을 펼쳤고 리그 37라운드 경기서도 득점을 터뜨렸다. 윙백으로 나서 최근 물이 오른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만큼 라우타로 마르티네즈와 같은 인터밀란의 핵심 주포보다 오히려 둠프리스의 발끝에 더 많은 기대가 쏠린다.
세리에A 최종전은 우승 경쟁 외에도 끝까지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스쿠데토 향방은 물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고도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두고 유벤투스-AS로마-라치오까지 4~6위 팀이 승점 1~2점차로 나란히 경쟁 중이다. 세리에A 최종전 우승 경쟁과 함께 4위 챔스 막차를 타게 될 팀에도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