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띄우기 안간힘
핵심 지지율 15%로 역대 최저
중국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민주당 공격·선거 전 결집 노려
9월 習 방미 앞두고 긴장 고조
뉴욕타임스 "사실 아닌 음모론"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분간 대국민연설을 통해 부정선거론을 띄운 것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지지층 결집과 민주당 공격을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주적'인 중국을 선거 개입의 '주범'으로 끌어들이면서 균열 양상을 보이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을 비롯한 지지층의 결집을 노렸다는 것이다. 특히 물가 불안과 이란전쟁 장기화로 민심이 돌아선 가운데, 지지율마저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음모론을 통해 반전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전날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7%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그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응답은 1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부정선거론을 설파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미 그는 2020년 대선에서 부정선거 탓에 승리를 빼앗겼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중국의 선거 개입을 위한 사례들을 언급했고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적대국들의 사이버 공격에 취약한 미국의 선거 시스템을 지적했다.
선거 개입의 주범으로 중국을 거명하면서 가뜩이나 살얼음판인 미·중 관계가 더욱 경색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오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가 예정된 만큼 미·중 무역분쟁 해결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연설에서 백악관 정부 투명성 태스크포스와 대통령 정보자문위원회가 수집한 대선 부정선거 의혹 자료라면서 여러 사례를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중국이 미국 유권자 파일 2억2000만건을 매수 또는 해킹 등으로 불법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의 정책은 미국 대통령의 득표수를 줄이고, 그를 사임하게 하거나 재선을 막는 것이었다"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고서를 인용했다.
특히 과거 미 정보당국이 중국의 대선 개입 시도를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했으며 자신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재계와 언론에 포진한 실세를 의미하는 이른바 '딥스테이트' 구성원들이 중국의 대선 개입에 대한 정보를 은폐·축소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전자투표기와 개표 시스템이 해외 적대국들의 공격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소한 러시아·중국·이란·북한을 비롯한 미국 적대국들과 비국가 단체들이 미국의 선거 인프라스트럭처를 침해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정보기관의 판단이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 사례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의 과거 전자득표수 조작을 통한 선거 부정을 제시하면서 미국 투표 시스템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또 국토안보부 조사 결과라며 비시민권자 약 27만8000명이 연방선거 유권자로 등록돼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20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유권자 등록 신청서에 서명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허위 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사례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적발됐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며 "선거 이전에 기술적 취약점을 수정하는 것을 돕기 위해 해당 주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꺼내든 것이 현재 의회에서 공전 중인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이다. 투표 시 사진 신분증과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고 우편투표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권자 ID 법안'이라 불리는 이 법안은 민주당의 거센 반발로 의회에서 표류 중이다. 이민자들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민주당인 만큼 이 같은 조치가 그들의 투표율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차기 대선주자인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미국은 미친 왕의 횡설수설을 지켜봤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선거) 결과가 자기 뜻대로 나오지 않으면 여러분이 그 결과를 불신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에 대해 보수 진영에서 나오는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투표기 해킹, 이탈리아 위성을 사용한 투표 결과 조작 주장, 선거 관리원의 '조 바이든 표' 반입 등 공상적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2020년 대선 조사와 법원 절차에서 트럼프가 주장한 부정행위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간선거
오는 11월 3일 상원 의원 100석 중 35석, 하원 의원 전체, 주지사 50석 중 36석 등을 선출하는 선거가 치러진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가진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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