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내정간섭 수단’으로 활용
룰라, 트럼프에 보복 조치 강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에 달하는 상호관세율을 브라질에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다운 단어’ 관세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강한 경고의 메시지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8개국을 상대로 내달 1일부터 적용할 상호관세율이 적힌 서한을 발송하고 이를 공개했다. 이날 서한에 따르면 필리핀에 대해 20%, 브루나이·몰도바에 각각 25%, 알제리·이라크·리비아·스리랑카에 각각 30%, 브라질에 50%의 상호관세율을 적시됐다.
지난 4월 10%의 기본관세만 적용했던 브라질에 대해 정치적인 이유를 제기하며 무려 40% 포인트 인상한 50%의 상호관세율을 적용한 점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재판에 계류 중인 상황은 “국제적인 불명예”라면서 “이 재판은 열려서는 안 된다. 마녀사냥은 즉시 끝나야 한다”고 썼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자유로운 선거와, 미국인들의 근본적인 표현 자유가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브라질 상품에 대해 50%의 관세를 8월 1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 1기 때 자신과 좋은 관계였던 보수 성향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번 브라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은 관세를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개입할 수단으로 삼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2019∼2022년 재임)은 2022년 대선에서 룰라 현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국방·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권력 유지를 목표로 한 각종 활동을 실행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브라질 검찰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의 암살을 계획하고 군부 쿠데타를 통해 입법·행정·사법 3권을 장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조치에 룰라 대통령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일방적인 관세 인상은 브라질의 경제 호혜주의 법을 고려해 처리될 것”이라며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