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리아 제재 21년만에 해제… “과도정부 발전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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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산 수입금지-원조제한 등 폐지
아사드 일가-IS 관련자 제재는 유지
7일 네타냐후 만나… 휴전 압박할 듯

5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흐마드 알 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리야드=AP 뉴시스

5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흐마드 알 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리야드=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가했던 각종 제재를 대부분 완화하는 행정명령에 지난달 30일 서명했다. 2004년 당시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시리아에 금융 거래 제한 등 각종 제재를 부과한 지 21년 만이다. 아사드 알 시바니 시리아 외교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시리아 재건과 발전의 문을 열 것”이라며 반겼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산 수출품의 미국 수입 금지, 시리아에 대한 대외 원조 제한 등의 기존 제재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이 러시아로 도피한 후 등장한 아흐마드 알 샤라 임시 대통령의 과도정부가 시리아를 발전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을 해제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가 안정적이고 통일된 국가로 이웃 국가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의 효력은 1일부터 발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사드 전 대통령 일가, 아사드 정권의 고위 관계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 몇몇 개인과 조직에 대한 제재는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은 1979년 시리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2004년부터는 대량살상무기 보유 등을 이유로 시리아 중앙은행 및 주요 정부기관의 미 달러화 거래도 막았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후 아사드 정권이 반대파에 국제사회가 금지한 화학무기까지 사용하자 시리아와 단교했다. 다만, 아사드 정권의 붕괴 후 시리아 과도정부와 밀착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제재 해제가 시리아를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인 2020년 9월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의 외교 정상화를 가능케 한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했다. 이 협정을 자신의 주요 치적으로 내세우며 집권 2기에는 더 많은 아랍 국가를 이 협정에 참여시킬 뜻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을 압박하고 있는데, 회담에서 이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간 휴전에 미온적이었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마냥 무시할 순 없는 처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거듭된 설득 끝에 지난달 21일 미 역사상 최초로 ‘이스라엘의 최대 숙적’ 이란을 공습했다. 또한 그는 타국 사법부 개입 논란에도 이스라엘 법원에 현직 총리 최초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재판을 멈추라고 거듭 요구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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