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설서 또 ‘부정선거’ 꺼내… 美 주요 방송사 생중계 거부

3 hours ago 6

“中, 美유권자 2.2억명 정보 탈취… 주요 정보기관 사실 알고도 은폐”
중간선거 앞두고 보수층 결집 노려
CNN-NYT “근거없이 주장 반복”
트럼프 “방송 면허 박탈해야”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자신이 패한 2020년 대선에서 중국이 개입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자신이 패한 2020년 대선에서 중국이 개입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패한 2020년 대선 당시 중국이 개입해 미국 유권자 2억2000만 명의 정보를 불법 취득했다고 16일(현지 시간) 주장했다. 미 주요 정보기관이 이를 알고도 은폐했으며 미국의 디지털 선거 체계가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적대국의 위협에 취약하다고도 했다.

아직까지도 당시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며 꾸준히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온 그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적대국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해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의 결집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CNN,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언론은 ‘팩트 체크’를 통해 대통령이 구체적인 근거 없이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비판했다. 피파 노리스 하버드대 소속 비교정치학자는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커진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선거 규칙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형적인 전략”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10년 넘게 반복했다”고 질타했다.

● “中, 美 유권자 데이터 2억2000만 건 수집”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동부 시간 오후 9시(한국 시간 17일 오전 10시)부터 약 26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중국이 2020년 대선을 기점으로 수년간 미국 유권자 파일 2억2000만 건을 불법적으로 확보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미 유권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정당 선호도, 유권자 등록 등을 수집했으며 이를 분석해 자신의 낙선을 유도하기 위한 ‘데이터 활용 부서’까지 만들었다고 했다.

당시 미시간주(州)에서는 타인의 이름을 빌려 유권자 등록 신청서에 서명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은 사람을 허위로 등록하는 사례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포착됐다고도 했다. 그는 “시민권이 없는 27만8000명이 유권자로 등록됐다”며 “자료 제공을 거부한 민주당 성향 주까지 고려하면 불법 투표 규모가 훨씬 클 것”이라고 했다.

1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연설하는 모습. 워싱턴=AP 뉴시스

1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연설하는 모습. 워싱턴=AP 뉴시스
또 미 중앙정보국(CIA), 미 국가안보국(NSA) 등이 이를 알면서도 자신과 의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 FBI가 확보한 정보에는 중국이 당시 대선의 승자인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을 위한 불법 투표용지를 제작하려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했다.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미국 내 비밀 기득권 관료 집단 ‘딥스테이트(deep state)’를 재차 거론하며 이들이 해당 정보의 은폐 및 축소에 가담했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의 전자투표기와 개표 체계 또한 외국의 공격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이 미국의 유권자 등록 데이터베이스와 전자선거 체제를 공격할 능력을 갖췄다며 이에 대비하자고 촉구했다.● 주요 방송사, 연설 생중계 안 해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 개입설의 구체적인 증거, 이것이 실제 대선 결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주요 언론 또한 이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NYT는 “2020년 대선을 조사한 연방정부 및 지방정부 차원의 조사에서 대통령이 주장한 부정행위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논평했다. 중국이 수집했다고 주장하는 정보 또한 대부분 공개됐거나 요청 시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이라고 덧붙였다. CNN 또한 적대국이 미국의 선거 결과를 바꿀 만큼 광범위하게 개표 체계를 조작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시민단체 ‘민주주의와 기술을 위한 센터(CDT)’의 조프 헤일 연구원은 공영 NPR 방송에 “투표 체계의 취약점이 존재한다는 것과 훼손됐다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날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를 제외한 주요 방송사는 그의 연설을 생중계하지 않았다. ABC, NBC는 각각 기존에 편성된 퀴즈쇼, 동물 관련 방송 등을 내보냈다. 사실상의 ‘무시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면허를 박탈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 중간선거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 김도언의 너희가 노포를 아느냐

    김도언의 너희가 노포를 아느냐

  • 동아시론

  • 오늘의 운세

    오늘의 운세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