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유권자 2.2억명 정보 탈취… 주요 정보기관 사실 알고도 은폐”
중간선거 앞두고 보수층 결집 노려
CNN-NYT “근거없이 주장 반복”
트럼프 “방송 면허 박탈해야” 반발
아직까지도 당시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며 꾸준히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온 그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적대국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해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의 결집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CNN,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언론은 ‘팩트 체크’를 통해 대통령이 구체적인 근거 없이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비판했다. 피파 노리스 하버드대 소속 비교정치학자는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커진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선거 규칙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형적인 전략”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10년 넘게 반복했다”고 질타했다.
● “中, 美 유권자 데이터 2억2000만 건 수집”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동부 시간 오후 9시(한국 시간 17일 오전 10시)부터 약 26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중국이 2020년 대선을 기점으로 수년간 미국 유권자 파일 2억2000만 건을 불법적으로 확보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미 유권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정당 선호도, 유권자 등록 등을 수집했으며 이를 분석해 자신의 낙선을 유도하기 위한 ‘데이터 활용 부서’까지 만들었다고 했다.
당시 미시간주(州)에서는 타인의 이름을 빌려 유권자 등록 신청서에 서명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은 사람을 허위로 등록하는 사례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포착됐다고도 했다. 그는 “시민권이 없는 27만8000명이 유권자로 등록됐다”며 “자료 제공을 거부한 민주당 성향 주까지 고려하면 불법 투표 규모가 훨씬 클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 개입설의 구체적인 증거, 이것이 실제 대선 결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주요 언론 또한 이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NYT는 “2020년 대선을 조사한 연방정부 및 지방정부 차원의 조사에서 대통령이 주장한 부정행위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논평했다. 중국이 수집했다고 주장하는 정보 또한 대부분 공개됐거나 요청 시 얻을 수 있는 자료들이라고 덧붙였다. CNN 또한 적대국이 미국의 선거 결과를 바꿀 만큼 광범위하게 개표 체계를 조작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시민단체 ‘민주주의와 기술을 위한 센터(CDT)’의 조프 헤일 연구원은 공영 NPR 방송에 “투표 체계의 취약점이 존재한다는 것과 훼손됐다는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날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를 제외한 주요 방송사는 그의 연설을 생중계하지 않았다. ABC, NBC는 각각 기존에 편성된 퀴즈쇼, 동물 관련 방송 등을 내보냈다. 사실상의 ‘무시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면허를 박탈하겠다”고 위협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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