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16일(현지 시간) 499달러(약 67만원) 가격의 T1 폰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기반에 황금색 외관을 띤 제품으로 올 8월 출시될 예정이다. T1 폰 광고 이미지에는 휴대폰 전면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표시됐고 후면에는 성조기가 새겨졌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또 ‘트럼프 모바일’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한다. 미국 3대 주요 통신사의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MVNO) 서비스 업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47대 대통령이라는 상징을 따 47플랜 요금제도 내놓는다. 월 47.45달러에 무제한 통화·문자·데이터 사용,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 원격의료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수석부사장은 “트럼프 모바일은 판도를 바꿀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 우선주의 운동을 기반으로 최고 수준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T1이 미국에서 설계, 생산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1의 가격대나 스펙을 봤을 때 샤오미나 오포와 같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갖추고 있어 처음에는 중국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 케리 경영대학원의 팅롱 다이 교수는 WSJ에 “미국에서는 화면, 메모리, 카메라, 배터리 등 모든 것을 생산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며 “미국산 스마트폰을 현실로 만드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적어도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삼성전자 갤럭시 등 미국으로 수입되는 스마트폰 전 제품에 최소 2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현재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57.6%, 삼성 23.0%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구조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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