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경쟁자? Z세대가 AI에 보내는 ‘러브-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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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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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가장 친숙할 것으로 예상됐던 Z세대가 역설적으로 AI에 대해 가장 빠르게 반발심과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AI를 일상의 파트너로 적극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적대적 경쟁자’로 정의하는 Z세대의 복합적인 심리다.

최근 갤럽(Gallup)과 월튼 패밀리 재단, GSV 벤처스가 공동으로 발표한 ‘2026년 Z세대의 목소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Z세대의 AI에 대한 기대와 흥미는 모두 감소하고 부정적 인식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AI의 등장을 희망적으로 바라본다는 응답은 지난해 27%에서 18%로 줄었다. AI에 흥미를 느낀다는 응답도 36%에서 22%로 내려앉았다. 부정적인 인식은 오히려 늘었는데, 42%가 AI로 인해 걱정이 앞선다고 답했고, 31%는 강한 분노가 느껴진다고 답했다.

● “내 밥그릇 지키기”… 의도적 AI 방해 현상

이 같은 불신은 단순히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최근 AI 에이전트 기업 라이터와 리서치 기관 워크플레이스 인텔리전스가 지발표한 ‘기업 내 AI 도입 현황’ 보고서는 충격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미국·영국·유럽의 Z세대 직장인 44%가 회사의 AI 도입 전략을 방해하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이들은 챗봇에 회사 기밀 정보를 입력하거나 AI 도구 사용을 아예 거부하는 등 의도적으로 전략에 반발하거나 일부러 낮은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며 태업한 경우도 있었다.

방해 행위를 인정한 직장인 중 30%는 “일자리를 잃을까봐” 이같은 행동을 했다고 답했다. 이는 AI가 자신의 직업적 가치와 전문성을 무력화할 것이라는 공포가 ‘전략적 저항’으로 표출된 결과로 분석다.

● 한국 Z세대의 역설, ‘도구’로는 만점 ‘신뢰’는 아직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함샤우트글로벌AI 연구소 발표한 ‘ATR(AI Trend Report) 2026’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 10명 중 8명이 AI를 “당연한 도구”로 여기며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AI가 아직 믿고 쓰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지난해 ‘Z세대의 생성형 AI 활용 보고서’에서 국내 Z세대의 절반 이상이 AI 기능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면서도, ‘과도한 의존’에 따른 인지 능력 저하와 ‘정보의 진실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필요에 의해 쓰지만, 그 결과물에 마음을 열지는 않는 비즈니스적 관계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기술의 시대, 역설적인 ‘인간미’ 부상

전문가들은 Z세대의 이러한 ‘러브-헤이트’ 관계가 결국 진정성에 대한 결핍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AI가 인간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시대일수록, Z세대는 오히려 ‘기술로 대체 불가능한 인간만의 고유함’에 열광한다.

심리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광고 업계 역시 이 같은 흐름에 주목한다. 시빅사이언스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6%가 “광고에 AI를 사용하는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일부 브랜드에서는 세련된 AI 이미지 대신 의도적으로 정돈되지 않은 ‘인간미 넘치는’ 사진을 앞세워 Z세대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결국 기술의 정점에서 Z세대가 가장 갈구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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