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천피’ 환호도 잠시…외국인 차익실현 쏟아져 6% 넘게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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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 로비에 코스피 코스닥 종가와 원달러 환율 등이 송출되고 있다.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 로비에 코스피 코스닥 종가와 원달러 환율 등이 송출되고 있다.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코스피가 장중 8,000을 터치한 뒤 하락 전환해 6% 넘게 급락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직후 코스피가 급락했던 3월 초를 뛰어넘는 등락 폭을 보였다. 코스피의 하루 하락 폭은 아시아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컸다.

반도체주 중심으로 급등한 코스피에 뛰어들던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연일 “팔자”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일 이어지는 외국인의 조 단위 순매도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도 39일 만에 1500원을 넘겼다.

● 코스피 일일 등락폭 사상 최대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12% 하락한 7,493.18로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 처음으로 8,000을 넘어 선 8,046.78까지 올라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 전환했다. 이날 개인이 7조2000억 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5조6000억 원, 기관이 1조7000억 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코스피는 7,371.68까지 하락하며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675.1포인트에 달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12.06%나 하락했던 3월 4일(612.67)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15일 코스피200 선물이 5% 넘게 하락하며 오후 1시 28분 코스피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일시 효력 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올해 8번째 매도 사이드카다.

삼성전자(―8.61%)와 SK하이닉스(―7.66%) 등 이달 증시를 주도했던 반도체 기업의 주가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마이크론(―3.44%), 인텔(―3.62%) 등의 주가가 하락했다. 노동조합 파업 우려가 커진 삼성전자 주가는 경쟁사 대비 상승폭은 작고, 하락폭은 큰 모습을 보였다.

1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 로비에 장중 8000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 지수가 송출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 로비에 장중 8000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 지수가 송출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美中 정상회담 마치고 떠오른 물가 우려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라는 핵심 이벤트가 마무리된 뒤 세계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부각되면서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다. 이에 따라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시장 전망을 넘긴 여파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4.5%를 넘기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15일 오전 발표된 일본의 지난달 PPI가 시장 전망(2%)을 크게 뛰어넘는 4.9%로 나오면서 일본은행(BOJ)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졌다.금리 인상 국면에 접어들면 증시가 동력을 잃을 수 있는 만큼 한발 앞서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2개 업종을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극심하게 발생한 탓에 시장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전쟁 불확실성을 이유로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 전반은 약세 흐름이었는데 최근 상승폭이 컸던 코스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상승률을 보면 코스피(+21.0%), 대만 자취안 지수(+7.3%), 일본 닛케이평균주가(+6.7%) 순이다. 반면 15일 낙폭은 코스피(―6.12%)가 가장 컸고 자취안 지수(―1.39%)나 닛케이평균주가(―0.98%)는 훨씬 작았다.

●원-달러 환율, 39일만에 1500원 돌파

외국인은 조 단위 순매도를 7거래일 연속 이어갔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이달 들어 15일까지 총 26조187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보름 간의 순매도가 사상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던 올 3월 한달치(35조8806억 원)의 72.5%에 달했다.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8원 오른 1500.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가 1500원을 넘긴 것은 지난달 7일(1504.2원) 이후 39일만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은 주가가 급등하며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이라며 “추세적으로 반등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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