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범벅으로 거리 활보한 살인범…2m 앞서 놓친 경찰

6 days ago 12

4일 오전 4시경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한 도로에서 경찰 순찰차가 피범벅 알몸 상태인 20대 남성을 마주친 모습. 채널A

4일 오전 4시경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한 도로에서 경찰 순찰차가 피범벅 알몸 상태인 20대 남성을 마주친 모습. 채널A
경북 경산에서 흉기로 친구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진 4일 경찰이 길거리에서 피범벅 알몸 상태인 범인을 마주치고도 즉각 순찰차에서 하차하지 않는 등 부실 대응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4일 오전 4시경 20대 남성 A 씨가 자신이 거주하는 경산시 하양읍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동갑 친구를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 씨는 범행 직후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거리로 나왔다. 그는 피가 묻은 채 편의점에 들어가 우유를 꺼내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편의점 직원은 “온몸에 문신을 한 남성이 피를 흘리며 돌아다닌다”며 우유 절도 사실과 함께 경찰에 신고했다.

● “2m 앞에서 놓쳤다” 유족 반발…경찰은 “살인사건 인지 못했다”

순찰차로 출동한 경찰은 길거리에서 A 씨를 마주쳤지만 곧바로 체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순찰차를 발견한 A 씨는 잠시 멈춰 섰다가 순찰차의 반대 방향으로 곧장 달려서 달아났다. 경찰은 후진하며 순찰차에서 내리려다가 이내 차 문을 닫고 범인을 쫓았다.

4일 오전 4시경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한 도로에서 경찰 순찰차가 피범벅 알몸 상태인 20대 남성을 마주친 모습. 채널A

4일 오전 4시경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한 도로에서 경찰 순찰차가 피범벅 알몸 상태인 20대 남성을 마주친 모습. 채널A
유족 측은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유족 측 법률대리인 남언호 변호사는 “가해자하고 거의 2m 정도 접근한 상황이었는데 순찰차에서 하차해 바로 제압하러 뛰어간 게 아니어서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당시 살인사건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길거리에 남겨진 A 씨의 혈흔을 따라 수색하던 중이었으며, 오전 4시 35분경 아파트 상층부에서 사람이 숨져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에야 살인사건임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피해자의 또 다른 친구들이 A 씨의 집을 찾았다가 숨진 피해자를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친구들이 제압 후 검거…16일 신상 공개

이후 A 씨는 거리를 배회하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현장에 있던 친구들에게 제압된 뒤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7일 A 씨를 구속했다. 아울러 오는 16일 그의 신상정보를 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경찰은 범죄 예방과 국민의 알 권리 등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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