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한 명이 동시에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다제약물 환자’는 증가 추세다. 2020년 112만5744명에서 2021년 130만2082명, 2022년 141만560명, 2023년 154만5840명, 지난해 163만5067명으로 최근 5년 간 매년 늘었다. 우리나라 75세 이상 환자 중 5개 이상의 약물을 90일 또는 4회 이상 처방받은 환자 비율은 2021년 기준 64.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0.1%를 크게 웃돌았다.
다제약물 복용은 약물 간 상호작용을 증가시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약물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기존 약물의 ‘복약 순응도’가 낮아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복약 순응도는 의사의 처방을 환자가 이행하는 정도를 말하는데, 복약 순응도가 낮아지면 원래 질환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전체 의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정부는 약물 오남용과 약물 중복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2017년부터 다제약물 관리사업 시행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약사는 최근 6개월간 10종 이상의 약물을 60일 이상 복용한 65세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복용 약과 상태를 상담한다. 이때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약물이 있으면 의사에게 처방 조정을 권고할 수 있다. 그러나 약사와 의사 간 연계가 부족하고 약물 복용 이력을 확인하기 어려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한지아 의원은 “노인 약물을 부적절하게 복용하면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다제약물 관리를 포함한 지역사회 중심 노인 건강 관리 모델이 필요하다”며 “약물 오남용 및 중복처방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약물 처방 시 환자의 기존 복용약 중복 여부 등 관련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사용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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