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도서전
에세키엘 마르티네스 총괄국장
“한강 작품, 아르헨서 아직 큰 인기
문학, 두 나라 잇는 교두보 됐으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도서전의 에세키엘 마르티네스 총괄국장(65)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K문학의 세계적 가능성을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이 처음인 마르티네스 국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주관하는 ‘해외 주요 인사 초청사업(K-fellowship)’을 통해 방한했다.
마르티네스 국장은 최근 아르헨티아에서 불고 있는 ‘K문학’의 인기를 그 근거로 들었다. 그는 “(한국에선) 아르헨티나의 한국 문학 독자층이 얼마나 두꺼운지 잘 모르고 있다”며 “현지엔 한국 고전·현대 문학만 번역해 펴내는 전문 출판사가 있으며, 한 작가의 작품은 지금도 베스트셀러”라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K문학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 걸까. 마르티네스 국장은 “폭넓은 작가층과 다양한 장르”를 꼽았다. 물론 한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이어 정보라 작가가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오른 게 인기의 계기가 됐다. 하지만 아동·청소년 문학과 공상과학(SF)소설, 심리소설 등 K문학의 탄탄한 저변이 인기의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그는 “한국을 2028년 부에노스아이레스도서전 주빈국으로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도서전은 라틴아메리카 최대 규모의 도서·출판 행사로, 스페인어권 출판 및 문학의 핵심 허브로 꼽힌다. 올해 4월 23일(현지 시간)부터 5월 11일까지 열린 50회 도서전은 134만여 명이 찾아 역대 최다 관람객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마르티네스 국장은 지난달 28일 폐막한 ‘2026년 서울국제도서전’을 방문했던 감상도 들려줬다. 그는 뭣보다 “청년 독자들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종이책 한 권씩을 손에 들고 사인을 받으려 몇 시간씩 줄을 서고 있더군요. 다른 나라 도서전도 여러 차례 방문해 봤지만, 한국은 관객 연령대가 청년층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책이 주인공인 도서전을 기획해 온 사람으로서 신선한 충격이었죠.” 도서전 흥행과 별개로, 독서율 하락과 출판산업의 위기는 한국이나 아르헨티나 모두 안고 있는 고민이다. 마르티네스 국장은 “도서전을 방문하는 이는 늘고 있지만, 설문조사를 해보면 방문객의 절반가량은 책을 한 권도 사지 않고 돌아간다”며 “그렇다 해도 도서전은 이들에게 생애 처음 책을 사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다. 도서전은 ‘독자를 만드는 공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방문을 통해 아직 아르헨티나에 번역되지 않은 한국 신예 작가들의 작품도 더 많이 알아가고 싶습니다. 양국 문학이 두 나라를 잇는 다리를 놓는 교두보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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