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노점상을 이용하지 맙시다’라는 현수막이 걸린 서울지하철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앞 여의도한강공원 입구. 지난 15일 오후 4시께 찾은 이곳에선 돗자리, 닭꼬치와 다코야키, 철판 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무허가 노점 40여 개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조사관이 주변을 순찰했지만 상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저녁 영업을 위한 좌판을 새로 깔거나 액화석유가스(LPG)통을 옆에 두고 영업을 이어갔다. 노점 앞에 모인 시민들 때문에 자전거 탑승자가 급히 벨을 울리며 비켜가는 모습이 반복됐다. 공원 곳곳에선 식재료 상온 방치와 쓰레기·비품 적치가 눈에 띄었다.
◇단속해도 돌아오는 노점상
서울 한강공원 불법 노점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시가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과태료 중심 대응에 머물면서 사실상 ‘배짱 영업’ 반복이 고착화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하천·계곡 불법 점용시설에 ‘무관용 철거’ 방침을 밝힌 가운데 한강공원 노점 역시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17일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여의도한강공원의 무허가 노점상 적발은 2022년 1880건에서 2023년 2727건, 2024년 2888건, 2025년 2922건으로 4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이달 2일까지 1073건이 적발돼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다.
2024년까지는 서울 11개 한강공원 중 여의도한강공원에서만 상행위가 적발됐으나, 지난해부턴 반포한강공원에서도 노점 영업이 늘어 단속이 시작됐다. 반포한강공원에선 지난해 11건이 적발됐고 올 들어서도 이달 2일까지 13건이 단속됐다. 적발 건수가 증가한 건 서울시가 올해부터 금·토·일요일 주 3일 집중 단속 체계를 가동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까지는 토·일요일 위주로 단속했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불법 상행위를 한 상인에게는 7만원 수준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말마다 영업을 이어가면 한 달에 84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내는 셈이다. 하지만 상인들은 이를 ‘자리 점용세’로 여기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태료를 부과해도 하루 장사 수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는 상인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 “현실적 관리 필요”
서울시가 강제 철거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배경에는 제도적 한계도 있다. 일반 도로 노점은 도로법을 적용받지만 한강공원은 하천구역으로 분류돼 하천법을 적용받는다. 현행 하천법상 행정대집행은 수해 예방 등 긴급 상황에서만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서울시는 2019년 명동관광특구 등 일부 구역에 도로 노점 허가제를 도입하고 도로 점용료를 합법적으로 받고 있으나 한강공원 노점은 제도권 밖이어서 사실상 논의에서 제외됐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전국 하천·계곡 불법 점용시설의 자진 철거를 유도한 뒤 불응 시 변상금·고발·행정대집행을 동원하는 ‘무관용 정비’ 기조를 밝혔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과태료만 반복 부과하는 방식은 방치에 가깝다”며 “지정구역제 등 현실적인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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