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전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K콘텐츠를 즐기는 방한 관광객의 여행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실제 한국인의 일상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새로운 여행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한국 음식, 로드샵 방문은 물론 방탈출카페, PC방까지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적 방한객은 1055만916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910만9906명) 대비 15.9%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로도 106.8% 수준으로 웃돌았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인의 생활과 먹거리를 체험해보는 새로운 여행 방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인 일상을 따라 하는 여행 트렌드가 자리를 잡으면서다. 특히 '케데헌' 인기로 한국의 때밀이와 찜질을 체험할 수 있는 세신, K팝 댄스 클래스 등 애니메이션 속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상품 예약이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과 내국인의 여행 소비 패턴 유사도가 90%에 달할 정도로 여행 방식이 관광객에서 일상 소비자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방탈출카페, 전자오락실, 노래방 등 K-놀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관광공사가 발간한 '방한 외국인의 K-일상 체험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탈출카페 인기는 지난해 동기 대비 1419.2% 늘었다. 전자오락실(547.6%), PC방(81.5%), 노래방(54.8%) 순으로 일상 속 놀이터 인기가 급부상했다.
케데헌 인기에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구글 트렌드 검색량이 급상승했다. 연관 검색어의 52.4%가 한국의 장소로 북촌(11.8%), 낙산공원(9.6%), 한강(7%) 등 관심도가 높아졌고, 관련 굿즈로 주목받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관람객이 2배 이상 늘었다.
K푸드도 동네 미식으로 일상형 소비가 확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광역시 영종도의 한 베이커리는 전년 동기 대비 소비 건수가 1만7446.7% 급증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유흥주점은 2664.1%, 종로구 청운동 효자동 커피(864.8%), 성동구 성수동 커피(736.4%) 등 일상식, 감성카페 등이 새로운 소비처로 부상했다.
여행업계는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한국의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다양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플랫폼 클룩의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케데헌 공개 이후 사우나 이용권 예약은 최대 57% 늘었고, K팝 아이돌 스타일링 체험(200%), K팝 댄스 클래스(40%) 예약도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에 한국 여행에서 한국인의 일상 체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콘텐츠 속 명소와 음식 체험은 물론 한국인의 일상을 따라 하는 게 하나의 '성지순례'처럼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