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재택근무 일수가 일주일에 0.5일에 그쳐 전 세계 40개국 중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0개국 대졸자 1만6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현황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들 응답자는 일주일에 평균 1.3일 재택근무를 해 2023년 동기간 대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국가별로 보면 이중 한국인의 재택근무 일수는 약 0.5일로 나타나 가장 적었다. 캐나다가 1.9일로 재택근무를 가장 많이 했으며 영국 1.8일, 미국 1.6일 등이 뒤를 이었다. 이어 독일과 인도가 각각 약 1.5일, 나이지리아 1.5일, 브라질 1.4일, 호주 1.3일 순이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0.7일, 중국이 0.6일로 한국보다 많았다.
연구진은 나라에 따라 재택근무 비중이 격차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로 문화적 차이를 짚었다. 사회 분위기가 개인주의적인지, 집단주의적인지에 따라 재택근무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기존 분석 모델을 적용해 40개국의 재택근무 호응도를 조사했더니 개인주의적 사회일수록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편안하게 받아들였으며 임원들도 통제를 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진이 집단주의 정도와 재택근무 비중 간 연관성을 좌표로 찍어본 결과 집단주의가 강할수록 재택근무를 덜하는 추세가 뚜렷했다. 이 직선에서 한국은 집단주의가 가장 강하면서 동시에 재택근무를 가장 덜하는 것을 의미하는 맨끝에 좌표가 찍혔다.
연구진은 재택근무가 젊은 세대에는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이 동료를 만나고 생각을 공유하는 기회가 줄어들고, 숙련된 동료를 보고 배울 여지도 적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택근무로 통근 부담이 줄어들면서 원거리까지 주택 수요를 넓힌다는 점에서 호재가 된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실제로 미주에서는 2019년 이후 대도시 20곳의 집값 상승률이 13%로 나타난 반면 교외에서는 30∼50%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