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환율협상’ 본격화…원화절상 압박 현실화하나(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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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한미 경제당국 환율 실무협상
“상호 이해 공유, 향후 의제 논의…
협의 내용은 철저하게 보안 유지”
환율 야간장서 한때 1390.8원 터치
내달 韓 '관찰대상국' 유지 가능성

  • 등록 2025-05-14 오후 6:57:49

    수정 2025-05-14 오후 6:57:49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이정윤 기자] 한국과 미국이 지난 5일 ‘환율협상’에 나서면서 통상협의 의제에 포함된 환율 실무협의가 본격화했다. 달러 대비 원화의 절상(원·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이 강해지는 가운데 다음 달 미 재무부가 발표하는 ‘환율보고서’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과 로버트 캐프로스 미 재무부 국제차관보는 지난 5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나 약 1시간 가량 환율과 관련한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지난 4월 24일 한미 재무·통상 수장이 워싱턴DC에서 ‘2+2 통상협의’를 진행하고 양국의 기재부와 재무부가 별도로 환율 관련 논의를 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최 차관보는 당시 ‘2+2’ 통상협의‘에 배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5일 대면으로 만나 실무 협의를 한 것이 맞다”면서 “시장 운영의 원칙에 대해 상호 이해를 공유하고, 향후 의제에 대해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호·품목별 관세 폐지를 위한 ‘줄라이 패키지’와 같이 할지, 별개로 할건지는 모르겠다”며 “상대(미국)가 있어서 협의 내용은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는 상호관세 조치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7월 8일 전까지 4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패키지(7월 패키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2+2 통상협의‘ 이후 양국은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 정책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실무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미가 환율협상에 나선 것이 뒤늦게 알려지자 환율은 한때 1400원을 밑돌기도 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1416.0원)보다 4.2원 오른 1420.2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후 미국과의 환율 협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간장에서 환율은 30원 이상 급락하며 1390.8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오후 3시30분 100.869에서 오후 5시 8분 기준 100.422까지 크게 하락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당국자들이 외환시장 운영 관련 대면 논의를 진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달러 매도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의 원화 절상 요구가 있을 것이란 일부 시장 관측이 수급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이번 협의가 미국의 원화 절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미 재무부는 다음 달 환율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경상수지 흑자 비중, 대미 무역흑자 수준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도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기준치를 충족하면서 관찰대상국 리스트에 포함돼 다음 달에도 관찰대상국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인위적인 원화절상 요구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환율을 인위적으로 절상하면 과거 ‘플라자합의’ 때 일본처럼 수출경쟁력 약화, 장기침체 등을 겪을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시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게 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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