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핵심 사업회사 한미약품은 랩스 IL-2 아날로그(HM16390)와 미국머크(MSD)의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 협력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한미약품은 HM16390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1상을 총괄 진행하고 MSD는 임상시험에 사용되는 키트루다를 공급한다.
HM16390은 면역세포 분화와 증식을 조절하는 인터루킨(IL)-2를 차별화된 전략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차세대 IL-2 변이체다. T세포의 증식과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하는 종양침윤림프구(TIL) 수를 늘려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콜드튜머(cold tumor)를 잘 듣는 핫튜머(hot tumor)로 바꿔 효과를 높이도록 설계됐다.
승인돼 활용되는 유전자재조합 IL-2 치료제 '프로류킨'은 부작용 탓에 사용에 한계가 있다. 다른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는 IL-2 아날로그들도 마찬가지다.
HM16390은 기존 IL-2 후보물질과 달리 IL-2 알파 수용체 결합력을 정밀하게 조절해 안전성과 약물 효능을 함께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지난해 11월 미국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HM16390 개발 전략과 비임상 연구 결과 등을 발표했다.
HM16390은 한미약품의 장기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항암 약물 치료 주기당 1회 피하 투여(SC) 가능한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 1상 단계다.
HM16390의 임상 1상 시험 책임 연구자인 박종철 미국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두경부암센터 교수는 "MSD와의 협력을 통해 HM16390과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이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들의 치료 결과를 개선해 향후 유의미한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계약으로 'PD-L1/4-1BB 이중항체, BH3120'과 '저분자 CCR4 길항제, 티부메시르논'에 이어 MSD와 세 번째 협력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비만 치료제 개발 속도가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진 한미약품이 항암 분야에서도 경쟁력 있는 R&D 기술력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노영수 한미약품 ONCO임상팀 이사는 "한미약품은 항암 영역, 특별히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차별화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며 "올해 다양한 학회를 통해 그간의 연구성과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