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K푸드 박람회가 열렸다. 이틀간 약 200만달러규모의 현장 업무계약(MOU)이 체결되는 성과를 거뒀다. 해외 바이어들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된 ‘할랄 한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신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7~18일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 호텔에서 ‘2025 두바이 K푸드 페어’가 개최됐다. 한국 식품기업 30개 사와 중동·터키지역 바이어 60여개 사가 참여한 이번 행사엔 상담 총 251건이 이뤄져 200만달러 규모의 MOU가 체결됐다. 행사에 참여한 커피음료 전문기업 쟈뎅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소개하려면 이메일이나 와츠앱으로 소통하는데, 시차도 있고 상품을 설명하기도 어렵다”며 “이번 행사에선 직접 제품을 보여주면서 설명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UAE는 K푸드의 새로운 영토로 꼽힌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UAE에 수출된 농림축산식품은 1억16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0.2% 늘었다. 제품별로 보면 라면(970만달러·12.1%)과 소스류(90만달러·44.6%), 음료(60만달러·28.0%) 등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현장에선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바이어들이 스스로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할 방안을 찾는 모습도 나타났다. 해외 바이어 로이든 씨는 “떡볶이의 경우 소비자들이 ‘고무’ 같은 식감이 난다는 이유로 식사를 꺼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를 넘어서기 위해 먼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라면을 곁들인 라볶이를 수입하고 있다”고 했다. 현지 유력 유통업체인 ‘초이드람’ 관계자는 “라면이나 스낵 같은 K푸드 주력 상품뿐만 아니라 기능성 음료와 홍삼 같은 전통 식품도 빠르게 인기를 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중동에서 한우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K푸드 페어에 참여한 합천축협 관계자는 “한우는 와규보다 고기를 씹는 식감이 더 좋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며 “많은 바이어가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전기찬 aT 수출 식품 이사는 “할랄 인증 한우처럼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주원철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급변하는 수출 환경에 적시 대응해 수출기업을 돕겠다”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