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름값 안정 오래 걸려… 하반기 물가, 3% 안팎 오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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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물가 3.1% 뛰어 26개월만에 최고
“목표치 2.0% 넘어 상당기간 오름세
반도체 성과급, 내년 물가에도 영향”
내달 기준금리 0.25%P 인상 전망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7∼1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년 전보다 3% 안팎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란 전쟁 이후 지속된 국제 유가 상승세가 하반기 물가에도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한은이 설정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 목표치(2.0%)를 넘어선 고물가다.

고물가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한은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의 특별 성과급에 따른 임금 상승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이르면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연 2.5%)보다 0.25%포인트 인상해 물가 상승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 하반기 물가 상승률 3% 안팎 전망

신현송 한은 총재는 17일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전쟁이 끝났지만 국제 유가 안정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소비자 물가는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 하반기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3% 안팎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지난달 제시한 올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2.7%)를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하락하더라도 생산 원가와 유통·물류 비용 상승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한은 분석이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소비자가 자주 사는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 물가가 1년 전보다 3.3% 올랐다.

신 총재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보이면서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생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한은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 개선으로 직원들에게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소비자 물가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정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지급에 그치지 않고 업계 전반에 임금 인상 요구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김영주 한은 물가고용부장은 “(반도체 기업 성과급 지급이) 다른 부문의 임금 상승세로 확산하며 소비가 늘고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0.25%P씩 2차례 기준금리 인상할 듯

올 하반기는 물론이고 내년까지 높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은이 7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은 한층 더 커졌다. 소비자 물가가 더 뛰기 전에 유동성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 흐름을 꺾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1일 3대 정책 금리를 2년 9개월 만에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일본은행(BOJ·중앙은행)도 단기 정책 금리를 ‘1.0% 정도’로 0.25%포인트 높였다.

다만 신 총재는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신 총재는 “빅스텝 얘기가 나올 때는 시장이 어려웠는데, 현재 상황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올해 0.25%포인트씩 2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연 3.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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