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회 한일경제인회의, 日 도쿄서 개최
양국은 ‘경쟁과 보완의 관계’로 진화 중
에너지·전력 인프라와 자원 공급망
AI·로봇 협력 위해 양국 인재 머리 맞대야
한국과 일본의 주요 경제인 300여명이 일본 도쿄에 모여 인공지능(AI)과 에너지, 공급망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에서는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가운데, 경제인들은 일본에서 양국의 미래 협력을 위해 손을 맞잡은 것이다.
19일 한일경제협회는 도쿄 ‘더 오쿠라 도쿄’에서 ‘한일이 함께 나아가는 넥스트 스텝’을 주제로 제58회 한일경제인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 회의는 한일 경제협회 양측 회장이 새롭게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린 행사라는 점에서 양국 경제계의 새로운 협력 방향을 가늠하는 자리로 주목받았다.
1969년 시작된 한일경제인회의는 정치·외교 갈등과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사태 등 여러 위기 속에서도 단 한 차례도 중단되지 않은 양국 최대 규모의 민간 경제협력 플랫폼이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구자열 한일경제협회 회장(LS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고지 아키요시 일한경제협회 회장(아사히그룹홀딩스 회장),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명예회장, 효도 마사유키 스미토모상사 회장, 나가이 코지 노무라홀딩스 회장 등이 자리했다.
구 회장은 개회사에서 “오늘 한국 안동에서는 한일 정상의 셔틀외교가 펼쳐지고 있고 도쿄에서는 경제인들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올해 양국 관계에 의미 있는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기원전부터 교류해 온 것으로 알려진 한국과 일본은 좁은 물길 하나를 사이에 둔 가까운 이웃이자 글로벌 가치사슬을 함께 구축한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라며 “정치·외교분야에서의 우호적 관계를 배경으로 양국 간 경제협력은 연간 1300만명의 인적교류와 더불어 더욱 넓고, 깊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양국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핵심 과제로 에너지·전력 인프라, 핵심 광물 및 자원 공급망, 인공지능(AI)·로봇 협력을 제시했다.
구 회장은 “AI 시대를 맞아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간 전력·통신 인프라 안보 협력 체계를 재구축할 시기”라며 “핵심 광물 공동 투자와 제조업 기반의 공급망 동맹 구축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의 스마트팩토리·자동화 역량과 일본의 로봇·정밀기계 기술이 결합하면 제조업 기반 피지컬 AI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측 단장인 고지 회장도 “지금은 변화의 시대이며 한일 협력의 의의와 가치를 구체적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경제인들이 완벽한 선택만 할 수는 없지만,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넥스트 스텝’을 함께 제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일 관계를 “경쟁과 보완의 관계”라고 규정하며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첨단 제조업과 공급망 분야에서 양국이 경쟁하면서도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의미다.
이번 회의는 한일 정상회담 하루 전날 한국 경제인 대표단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예방한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경제인들은 면담에서 양국 정상 간 우호 분위기를 바탕으로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58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일경제인회의가 더 큰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20일에는 ‘미래를 개척하는 경제연계’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미래, 공감과 지속가능한 사회’ 등을 주제로 한 세션이 이어진다. 이후 양국 경제인들은 공동성명을 채택한 뒤 회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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