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폐사어로 사료 만들어 판 수협 간부, 징역형 집유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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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폐사어로 사료 만들어 판 수협 간부, 징역형 집유 확정

입력 : 2026.03.24 17:00

성분표시 숨기고 판매해 적발
“법적 제조업자 아니어도 처벌”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항생제 약품이 남은 폐사 어류로 사료를 만들어 판매한 제주도의 한 수협 간부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제주시 한 수협 관계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

수협의 대리인이자 친환경사료사업본부장으로 일하던 A씨는 지난 2022년 10월~2023년 3월 제주의 육상해수 양식업자들로부터 양식장 1평(3.3㎡)당 50원의 처리비용을 받고 폐사어를 수거해 사료 17만 5830kg으로 만들었다. 사료에는 어류에 투약된 동물의약품용 항생제 엔플록사신이 남아 있었다.

엔플록사신은 각종 가축과 양식어류의 소화기, 호흡기, 세균성 질병 치료제로 사용된다. 잔류 기준을 초과하지 않으면 양식어류에 사용할 수 있지만, 상품으로 출하할 때는 검출되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출하 전 약 90일의 휴약기간을 두고 있지만, 문제의 어류는 휴약기가 지나지 않은 상태로 사료로 가공됐다.

A씨는 2021년 1월~2023년 4월 사료 제작 시 육분(고기, 내장, 뼈 등 동물성 재료를 가루 형태로 가공한 원료)를 사용하고도 배합사료의 용기나 포장에 표시하지 않고 판매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모두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해당 수협에는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대법원에 상고하며 ‘사료관리법상 제조업자가 아니므로 처벌이 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사료관리법 2조 5호는 ‘제조업’을 사료를 제조해 판매 또는 공급하는 업으로, 같은 조 7호는 ‘제조업자’를 제조업을 영위하는 자로 규정한다. 사료관리법상 제조업자는 사료를 제조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하고, 자신은 사업주에 귀속돼 일하는 일원이므로 제조업자로 보고 온전히 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었다.

대법원은 A씨가 제조업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받아들이면서도, 사료관리법 적용 대상인 ‘행위자’에 해당돼 처벌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사료관리법 35조 1항은 ‘법인의 대표자,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해 33·34조(벌칙규정)의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할 뿐만 아니라 그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고 정한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조합 내 지위, 피고인에게 부여된 권한의 내용과 범위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은 양벌규정이 적용되는 행위자임이 분명하다”며 “유죄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이 동일하며, 나머지 적용법조나 피고인에 대한 법정형도 같아 원심의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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