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시설 피해규모 주장 제각각
美 “3개 핵시설 성공적 공격”
이란 “농축 물질 이미 옮겨놔”
IAEA “이란 방사능 누출 없어
포르도 피해상황 확인 어려워”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핵시설 3곳 공격에 따른 외부 방사능 수치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그는 이란의 핵심 우라늄 농축시설인 포르도 지하 핵시설의 피해 상황은 알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긴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브리핑에서 이란 핵시설 상황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한 정확한 피해 수준은 바로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에 처음으로 실전 투입된 벙커버스터의 지하 침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포르도 핵시설 지하 피해 상황에 대해 “현시점에서 IAEA를 포함해 그 누구도 포르도 지하 피해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파한 핵시설과 관련해서는 피해 건물 중 우라늄 변환과 관련한 일부 시설이 포함돼 있으며, 농축 물질 저장용 터널 입구들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탄즈 농축시설의 경우 핵연료 농축시설이 다시 한번 공격을 받았고, 미국이 이 시설에도 관통 폭탄을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그로시 사무총장은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은 계속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지난 21일 단행한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해 대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공격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3개 핵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며 “포르도는 끝장났다”고 밝혔다.
포르도 핵시설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다. 이란은 2009년 IAEA에 이 시설의 존재를 인정하며 원심분리기 3000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고, 최근 IAEA 보고서는 원심분리기 2700대가 실제 설치됐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공습 후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핵시설 출입구가 파손된 모습이 관측됐으며 주변 산악 지역 색깔이 갈색에서 회색으로 변한 점 등을 들어 벙커버스터가 명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란은 주요 핵시설의 농축 물질을 미리 다른 장소로 옮겨 놓았기 때문에 미군의 이번 공습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모하마드 마난 라이시 이란 의원은 파르스통신에 포르도 시설이 심각한 손상을 입지 않았으며, 피해는 대부분 지상 부분에 국한돼 복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