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멀리뛰기 한국新 8m22cm 넘겠다”

11 hours ago 4

멀리뛰기 ‘국대’ 부산대 이현우
독일세계대학경기대회에 출전
한국 신기록 깬 후 올림픽 도전

부산대 육상부 이현우 선수가 지난달 27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대운동장에서 멀리뛰기 훈련을 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대 육상부 이현우 선수가 지난달 27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대운동장에서 멀리뛰기 훈련을 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지난달 27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대운동장 멀리뛰기 경기장. 도움닫기 주로를 빠르게 달린 이현우 선수(22)가 왼발로 구름판을 박차고 힘껏 뛰어올랐다. 성인 키 높이까지 붕 떠오른 그의 몸은 활처럼 휘었다가 모래밭에 착지할 무렵에는 팔다리가 앞으로 쭉 뻗은 디귿(ㄷ)자 형태가 됐다.

“더 좋은 기록을 내려면 도약 전 속도를 더 높여야 해요.”

약 7m를 껑충 뛰어 착지한 그는 모래를 털고 일어서며 말했다.

부산대 체육교육과 4학년이자 육상부 소속인 그는 최근 멀리뛰기 종목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16일(현지 시간)부터 27일까지 독일 라인루르 지역에서 열리는 ‘2025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이날 그는 뜨겁게 달궈진 트랙 위에서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기자에게 “출전에 의미를 두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메달을 따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발목의 유연성이 좋아 땅을 박차고 빠르게 뛰어오르는 탄력이 남다르다는 그는 “도약 직전 완벽한 리듬을 만드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고교 3학년 때 7m81을 뛰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6년에 세워진 한국 신기록은 8m22다. 올 4월 경남 김해에서 열린 전국대학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7m48을 기록하며 우승한 그는, 올해에만 4개 대회 멀리뛰기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재 국내 대학부에는 그의 적수가 없다는 것이 육상계의 평가다. 그는 “한국 기록 경신이 1차 목표이며,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무대 입상은 그다음 도전할 과제”라고 말했다.

유재혁 감독(왼쪽에서 세 번째)이 이끄는 부산대 육상부 선수들이 지난달 27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대운동장 트랙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유재혁 감독(왼쪽에서 세 번째)이 이끄는 부산대 육상부 선수들이 지난달 27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대운동장 트랙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체육 교사의 권유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멀리뛰기를 시작한 그는 고교 졸업 때까지 전국대회를 휩쓸며 현재까지 금메달을 30개 넘게 보유하고 있다. 경남 양산시는 그를 위해 고등학교에 육상부를 신설했다. 중학교 졸업을 앞뒀을 당시, 거주지 인근에는 육상부가 있는 고교가 없어 그는 다른 지역 진학을 고민 중이었다. 우수한 인재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지자체의 조치였다. 고교 졸업 무렵 수도권 대학과 실업팀의 러브콜이 쏟아졌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유재혁 감독(37)이 있는 부산대를 택했다고 한다. 유 감독은 5년 전부터 부산대 체육교육과 소속 체육 특기생으로 구성된 육상부를 이끌고 있다. 그는 모교인 부산대 재학 시절 멀리뛰기와 세단뛰기 선수로도 활동했다. 현재 육상부에는 8명이 소속돼 있으며, 대부분 도약 종목 선수들이다. 이현우 선수를 비롯해 세단뛰기의 임채영, 높이뛰기의 박용배 등이 대표적이다. 이 세 명은 올해 김해에서 열린 대학육상경기대회에서 모두 자신이 출전한 종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체육 특성화 대학이 아닌 종합대학에서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유 감독은 “선수 모두 운동에 대한 의지가 크지만, 훈련은 매일 3시간만 집중적으로 한다”며 “저학년은 기초체력 향상에, 3학년 이상은 기술 연마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국가대표팀 코치로도 발탁돼 이현우 선수와 함께 독일로 향한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국내 도약 종목 선수 5명을 지도할 예정이다. 유 감독은 “모든 선수가 결선에 진출할 수 있게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선수는 축구, 야구와 같은 인기 종목에 비해 주목도가 낮은 육상 종목에서도 좋은 선수가 계속 나오기 위해서는 학교와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지훈련만이라도 열악하지 않은 환경에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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