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철 상지대 국가안보융합학과 외래교수 인터뷰
지정학 이슈 홍수의 시대다. 사람들 입에 이처럼 자주 국제 정세가 오르내리던 시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증시가 크게 출렁였고,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미국 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중국의 반도체 굴기, 그리고 미국의 전 세계를 향한 관세 부과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국제 정세가 국내 투자자들의 계좌를 뒤흔들고 있다.
사실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를 가진 한국 증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정학적 요인에 구조적으로 큰 영향을 받아왔다. 1980년대 ‘3저 호황’으로 국내 증시가 4배 가까이 뛰었던 배경에는, 냉전 시기 소련을 견제하려던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증산을 묵인한 지정학적 배경이 자리잡고 있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조선·철강·화학 산업의 부흥 역시, 미국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용인하며 열어준 ‘중국 특수’의 산물이었다.
최근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며 반도체 업종이 증시를 이끄는 흐름도 다르지 않다.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뒷받침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엔 미중 AI 패권경쟁 속에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데이터센터 확보를 위해 투자 금액을 크게 늘린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즉,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내 계좌를 지키지 못하는 시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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