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히자…쿠웨이트, 원유 선적 불가항력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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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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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대 원유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쿠웨이트가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선박 통행 차질을 이유로 원유와 석유 제품 수출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중동산 원유 수입이 어려워지자 정유사들은 미국 말레이시아 등 비(非)중동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다.

2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는 지난 16일 계약사에 보낸 서신에서 계약상의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한다고 선언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유조선의 걸프 해역(페르시아만) 진출입이 막혀 기존에 약속된 인도 물량을 제때 맞추기 어려워졌다고 KPC 측은 설명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전쟁과 자연재해 같은 통제불능 이변이 터지면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해도 책임을 면제하거나 이행을 미뤄주는 절차다. 쿠웨이트는 지난달 7일 생산에 대한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감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선언에 이어 이날 운송·인도까지 문제가 생겼다고 통보한 것이다. 다만 블룸버그는 쿠웨이트의 원유 생산이 완전히 중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원유 공급의 전면적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원유 수입량 중 쿠웨이트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에 달한다.

중동산 원유 수입이 어려워지자 정유사들은 대체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비중동산 원유 수입액은 22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0% 급증했다. 전체 원유 수입액이 5% 감소한 데 비하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미국산 원유 수입이 전년 대비 76% 늘어난 14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중동 7개국에서 수입한 원유는 37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이에 따라 3월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63%로 떨어졌다. 역대 연간 기준 최저치인 2021년 60%에 근접했다.

문제는 비중동산 원유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미국 셰일오일 등은 경질·저황 원유로 품질은 좋지만 국내 설비와 맞지 않아 같은 양을 투입해도 생산 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궁극적으로 중동 의존도를 낮추려면 설비를 바꾸는 중장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 투자에 따른 세액 공제 확대 등 지원책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은/최만수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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