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투성이' 4일 만에 '60%' 불기둥 폭발…무슨 회사길래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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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이 생산하는 각종 탄약. /사진=한경DB

풍산이 생산하는 각종 탄약. /사진=한경DB

국내 최대 구리 가공업체이자 탄약 생산 기업인 풍산 주가가 4거래일 만에 60% 넘게 치솟았다. 증시에서 방위산업(방산) 관련주로 주목받은 와중에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주가가 재차 급등한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방산 테마 주도주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돋보인다는 점과 한국산 전차와 자주포 수출 증가에 따른 탄약 수요 확대 전망에 주목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풍산은 전날보다 22.15% 상승한 1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 종가(6만6000원)와 비교하면 4거래일 만에 62.12% 뛴 수준이다.

우선 13일 급등 배경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과 여러명의 핵과학자 등 핵심인물이 숨졌고, 이란의 반격에 이스라엘에서도 사상자가 속출했다. 결국 15일로 예정된 이란과 미국의 핵협상도 취소돼 중동 정세가 격랑에 빠졌다.

앞서 지난 10~12일 3거래일 동안에도 풍산 주가는 32.73% 급등했다. 특히 외국인이 풍산의 주식을 대거 쓸어 담은 점이 눈길을 끈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풍산 주식을 43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2일 종가(8만7600원) 기준 시가총액(2조4549억원)의 1.79%에 해당하는 자금이 3거래일 동안 유입된 것이다. 다만 13일에는 예상치 못한 이슈로 주가가 20% 넘게 급등하자, 213억원어치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이슈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기 전인 12일까지 풍산 주가를 끌어 올린 배경은 방산주로서의 가치 부각이란 해석이 나온다.

풍산은 국내 유일의 탄약 생산업체다. 소총에 들어가는 5.56mm짜리 소구경탄부터 155mm 대구경탄까지 모두 생산한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은 K-방산 테마를 주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대형주만큼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풍산의 지난 13일 종가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45배다.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현대로템(PER 25.35배), LIG넥스원(33.42배), 한화시스템(41.97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02배)와 비교하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풍산은 전체 매출에서 탄약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고질적 저평가에 시달려왔다”면서 “다만 방산 부문의 실질적인 영업이익 기여도는 신동 부문 대비 높고, 향후 추가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증권가에선 풍산 탄약사업의 올해 실적이 작년 대비 뒷걸음질할 것으로 전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에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큰소리를 치면서 글로벌 탄약 수요 감소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오히려 격화됐고, 중동 지역에서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풍산의 2분기 ‘깜짝 실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iM투자증권은 풍산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로 1270억원을 제시했다. 현재 집계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013억원보다 25%가량 많은 수준이다.

김윤상 iM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기 확산에 따른 방산 부문 호조로 이익 증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민수(신동) 부문 역시 미국 관세 부과 등 예상치 못한 수급 불안에 따른 전기동 가격 호조로 예상 대비 양호한 실적을 나타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무기 수출 증가의 낙수효과도 기대된다.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수출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3년 초 풍산으로부터 155mm 포탄 1647억원어치를 공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고, 올해 2월에 3585억원어치를 추가로 발주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의 폴란드로 K2전차 2차 계약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풍산의 현대로템으로의 추가 포탄 수주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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