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국민의힘과 절연을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게 "당과 나라를 버리지 말아달라. 김문수 후보와 함께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배님의 기나긴 정치 여정에 있어 제가 그동안 불편함을 끼쳐 드린 부분이 있었다면 모든 노여움은 오롯이 저에게 담아달라"며 이같이 적었다.
권 원내대표는 "검찰청에서나 국회에서나 제가 본 홍준표 선배님은 언제나 단연 군계일학이셨다"면서 "조직 안에 시기하고 질투하는 이런저런 말들이 늘 선배님을 따라다녔고, 저조차도 그런 마음이 없었다고 할 수 없지만 선배님의 그 탁월함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는 대표님의 페이스북 글을 참 좋아했다. 짧고 담백한 글에 담긴 솔직함, 기발함, 통찰력... 심지어 약간의 오타로 완성되는 사람 냄새. 홍준표는 언제나 홍준표였고,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었다"면서 "때로는 '아휴 왜 또 그러시나’ 하게 되지만 그게 홍준표다운 모습의 일부라는 것, 인간 홍준표의 매력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배님께서 젊은 세대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은 것도 말 그대로 ‘홍준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2차 경선 발표 후 정치 인생을 졸업한다고 했는데 마음 한쪽이 무겁고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동안 정치적 갈림길에서 선배님과 다른 길을 걷기도 했고, 가끔은 원망할 때도 있었지만 선배님에 대한 경외심만은 늘 가슴 한쪽에 있었다"면서 "선배님은 2017년 보수정당이 궤멸의 위기에 내몰렸을 때, 당과 나라를 위해 경남지사직을 버리고 흩어진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해주신 보수의 영웅이셨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수많은 정치인이 명멸하고 이 당의 이름조차 언젠가 다른 이름으로 바뀔지 모르지만,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운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당 대표 홍준표의 이름은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선배님의 기나긴 정치 여정에 있어서 제가 그동안 불편함을 끼쳐 드린 부분이 있었다면 모든 노여움은 오롯이 저에게 담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선배님께서 앞장서서 지켜주셨던 이 나라, 이 당의 역사만은 버리지 말아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많은 당원, 많은 사람이 선배님을 큰 어른으로 기대고 있다. 이 당은 결코 선배님을 잊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계 은퇴와 탈당을 선언한 홍 전 시장은 전날 지지자들과의 소통 채널인 ‘청년의꿈’에서 "두 번 탄핵 당한 당과는 절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급하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정나미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고 했다.
이어 "한 번은 내가 일으켜 세웠지만, 두 번째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그 당을 나왔다"며 "탈당만 하면 비난할 테니 정계 은퇴까지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 나이 70에 감정적으로 접근할 리 있나.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집단이기에 나온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