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60원 돌파, 공항선 이미 1620원대”...외환위기 이후 최고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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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60원 돌파, 공항선 이미 1620원대”...외환위기 이후 최고 찍었다

입력 : 2026.06.07 19:31

[연합뉴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560원 선을 돌파하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미국 달러 강세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친 가운데 올해 들어 120조원에 육박하는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유독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야간거래에서 장중 1561.5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분기 평균 환율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들어 지난 5일까지 원·달러 환율 평균은 1490.9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 이후 약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공항에서는 달러 현찰 구매 환율이 이미 1600원을 넘어섰다. 지난 6일 기준 하나은행 고시 공항 영업점 환율은 1624.00원이다.

최근 원화 약세는 글로벌 달러 강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상승률보다 원화 가치 하락 폭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이달 원화 하락률은 일본 엔화(-0.65%)와 중국 역외 위안(-0.38%), 대만 달러(-0.55%) 등 다른 아시아 국가 통화보다 월등히 높았다.

정치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루피아(-0.87%)를 비롯해 칠레 페소(-2.71%), 태국 바트(-1.10%) 등 다른 신흥국 통화보다도 많이 떨어졌다.

영국 파운드(-0.82%), 스위스 프랑(-1.93%), 유럽 유로화(-1.21%), 캐나다 달러(-1.03%), 스웨덴 크로나(-2.38%), 튀르키예 리라(-0.43%), 말레이시아 링깃(-1.54%),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2.05%) 등도 원화보다는 하락률이 낮았다.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7일 서울 중구 명동 일대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7일 서울 중구 명동 일대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매도세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8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급등하며 차익 실현 수요가 커진 데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국내 주식을 팔아 달러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외국인들은 5월 한 달 동안에만 44조원 넘게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달러 공급이 환율 상승 압력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수출기업들이 달러 매도를 미루고 있는 데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환율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당국은 연이어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과도한 쏠림에 필요 시 즉시 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환율은 오히려 상승 폭을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전망을 놓고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인 1590원대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비중이 여전히 높은 만큼 추가 자금 유출 여력이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경상수지 흑자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고려하면 현재 환율 수준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외국인 수급이 안정되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 중후반으로 내려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대로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수입 물가 상승과 직결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취약계층과 내수 기업의 어려움이 한층 더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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