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방문한 인천 신흥동 삼양사 인천2공장. 5280㎡(약 1600평) 규모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거대한 믹싱기에서 빵 반죽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내려온 반죽 위에 노란 버터 블록이 올라가자 기계가 다시 반죽으로 버터를 덮었다. 이 반죽은 이후 여러 공정을 거쳐 식품 기업과 베이커리에 들어가는 냉동생지 제품으로 변신한다. 삼양사가 지난 3월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한 냉동생지 전용 생산 기지다.
‘황금알’된 빵 반죽
10일 삼양사에 따르면 이 반죽 공장은 국내 냉동생지 시장 장악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노리겠다는 회사의 비전이 담긴 곳이다. 이전에 소규모로 파일럿 공장을 운영하다가 최근 냉동생지 수요가 급격하게 늘자 530억원을 투자해 생산 가능 규모를 연 5000t까지 키웠다. 기존 파일럿 공장보다 4배 이상 확대됐다. 양철호 식자재유통BU장은 “품질 좋은 빵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솔루션이 냉동생지”라며 “성장할 시장이라는 판단 아래 신공장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냉동생지는 냉동한 빵 반죽을 의미한다. 빵을 만들기 위해선 반죽, 발효, 성형, 굽기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 반죽을 미리 해놓고 필요에 따라 발효, 성형까지 마친 후 냉동해놓은 재료다. 빵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 단계의 공정을 대부분 끝낸 상태라 소비자는 사서 굽기만 하면 된다.
삼양사 냉동생지 공정의 핵심은 ‘결의 미학’이라 불리는 라미네이션 구간이다. 롤러가 버터가 올라간 반죽을 시트처럼 납작하게 누르고 수차례 접고 펴는 작업을 반복한다. 삼양사 관계자는 “버터층과 반죽층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구웠을 때 층이 선명하게 살아난다”며 “온도 관리와 압연 두께, 접는 횟수의 정밀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페이스트리는 최종 24겹, 파이는 144겹까지 층을 만든다.
라미네이션을 거친 반죽은 휴지 후 쿨링 터널로 들어간다. 얼음 결정의 크기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급속동결한다. 회사 관계자는 “크로아상 같은 최종 제품도 만들지면 주력 제품은 페이스트리 시트”라며 “이 시트로 식품사나 베이커리가 다양한 빵을 만들 수 있다”고 햇다.
베이커리 열풍 타고 사업 확대
삼양사는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 유지 같은 기초 식재료 사업으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최근 냉동생지 사업을 키우는 건 성숙기에 접어든 기존 식재료 시장과 달리 냉동생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밀가루와 유지 등 원재료 공급을 넘어 가공 기술이 집약된 생지 사업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과거에는 빵집마다 숙련된 제빵사가 새벽부터 나와 반죽하고 발효하는 게 상식이었다. 하지만 최저임금 상승과 구인난으로 전문 기술자를 구하는 게 어려워졌다. 업장 내 조리 공간을 크게 쓰기 어려운 개인 베이커리도 늘어났다. 양 BU장은 “기술자가 직접 빵을 만들려면 대기 시간 포함 1박2일이 걸리지만 냉동생지는 이 공정의 70~95%를 미리 해결해 준다”고 했다. 현재 9900억원 수준인 국내 냉동생지 시장은 5년 내 1조3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PC삼립과 신세계푸드가 자사 빵 제품을 만들면서 냉동생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양사가 노리는 건 개인 베이커리와 카페, 중소 프랜차이즈 시장이다. 대기업 계열사 외에도 유로베이크, 서울식품공업 등 30여곳이 국내 냉동생지 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삼양사는 현재 5% 안팎인 국내 냉동생지 시장 점유율을 4년 내 15%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윤병각 삼양사 유통PU장은 “올해 냉동생지 매출은 전년보다 60% 늘어날 전망”이라며 “일본 등 해외 고객사와 수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고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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