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불법촬영 혐의로 집유 선고
협회 “사실상 준 영구제명 상태”
축구협회는 22일 입장문에서 황 씨의 선수생활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협회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축구협회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와 축구협회의 규정을 인용해 황 씨가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에서 선수, 지도자, 심판, 선수 관리 담당자로도 등록될 수 없다고 했다.
축구협회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 제2조, 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 제3조, 제10조 등에 따르면 성폭력처벌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로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유예된 날로부터 20년이 지나지 않은 선수는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다.
또한 축구협회 등록규정 제34조 제2항 제13호, 체육회 경기인 등록 규정 제14조 제2항 제10호에 따르면 성폭력처벌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로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유예된 날로부터 20년이 지나지 않은 선수는 선수, 지도자, 심판, 선수 관리 담당자로 등록될 수 없다.
다만 축구협회는 황 씨의 해외 활동이 축구협회의 징계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축구협회는 “황 씨는 FIFA의 등록 규정상 협회 소속이 아닌 ‘해외 리그 소속 선수’”라며 “따라서 협회에 등록된 선수가 아닌 선수에게 체육회 및 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을 적용해 징계를 진행하는 것은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황 씨는 내년 6월로 예정된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2심 재판부에 낸 항소이유서에서 국위선양을 강조하며 북중미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KBS는 보도했다. 하지만 22일 축구협회가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다”고 못 박으면서 황 씨의 북중미 월드컵 출전은 어려워졌다.
황 씨 사건은 2023년 6월 한 여성이 황 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사생활을 폭로하는 게시물을 올린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황 씨는 허위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수사하다가 황 씨의 불법 촬영 정황을 파악하고 황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황 씨는 2022년 6∼9월 4차례에 걸쳐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관계하는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올 2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며 “범행 횟수와 촬영물의 구체적 내용에 비춰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다만 “제3자가 유포한 영상과 사진만으로는 피해자의 신상을 특정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공소 제기 이후 피해자를 위해 상당한 금액을 공탁했고 현재까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참작했다”고 했다.황 씨는 이달 4일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수사 단계에서 낸 언론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의 정보를 일부 암시했다”며 “축구 선수인 유명세와 촬영물 내용에 비춰보면 대중의 호기심을 폭증하는 피해를 초래했다”고 했다.황 씨는 취재진 앞에서 “이번 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많은 축구 팬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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