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들은 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감원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전체 직원의 약 10%인 8000명을 다음 달 해고하고, 계획했던 6000개 신규 채용마저 백지화한다고 23일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창사 51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내 직원의 약 7%인 8700여 명에게 자발적 조기 퇴직을 제안했다. 나이와 근속 연수의 합이 70 이상인 직원이 대상이다. 20년 일한 50세 직원은 나가달라는 것이다. 오라클은 이달 들어 수천 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했고, 아마존도 지난해 10월 이후 일자리 3만 개를 줄였다. AI를 구축하고 훈련시킨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AI에 의해 가장 먼저 대체되는 슬픈 역설이 일어나고 있다.
▷승자 독식이란 AI 플랫폼 경쟁의 본질 때문에 투자 중단은 곧 도태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빅테크들은 실탄 마련을 위해 구조 조정은 물론 ‘빚투’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2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인프라 등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 아마존, 메타, 오라클 등도 수백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잇달아 찍어 냈다.
▷실제 AI 인프라 구축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든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고 구동하기 위해서는 21세기 최고가 곡괭이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경쟁적으로 쓸어 담아야 한다. 여기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막대한 전력을 끌어오는 데만 수십조, 수백조 원이 깨진다. 올해 구글, 아마존, MS, 메타 등 빅테크 4사가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금액은 6740억 달러(약 1000조 원)로 전년 대비 60% 급증했다.▷AI의 장밋빛 미래에 주식 시장은 축포를 쏘아 올리고 있다. ‘삽과 곡괭이 전략’은 이제 당연한 상식이 되어 빅테크보다 오히려 반도체, 전력망, 에너지 등 인프라 기업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금광 채굴이 멈추고 광부들이 떠나면 곡괭이든 청바지든 더는 팔릴 수 없다. AI에 대한 기대감이 언제부터 수익으로 바뀔 수 있을지, 빅테크들의 치킨게임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김재영 논설위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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